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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그림자 - 1596년 이순신 암살사건 ㅣ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2
박은우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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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토미 히데요시 개인의 야망으로 일어난 임진왜란은 일본의 전운이 감도는 정세와
국내의 불안하고 안이한 안보의식이 빚어낸 전쟁이었습니다.
히데요시는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물고가는 집요한 성격이었습니다.
농부의 자식의로 태어나서 왜란 당시 다이꼬 라는 불세출의 영웅으로 변모한 그에게
농부의 자식이라는 꼬리표는 언제나 큰 약점이었습니다.
싸움으로 얻은 명성뒤에서 항상 수근거림과 모멸감을 견뎌야 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력과 힘으로 적을 제압하고 권력을 얻으면서
점점 더 높은 천하인의 자리를 탐하게 됩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의 대립구도를 만들지만,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은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에야스에게 벽지의 땅을 분할해 주면서 할거하게 하지만,
이에야스는 분명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이 있었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군사를 동원시키지만 이에야스의 군세는 일본의 본토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히데요시는 그렇게 전쟁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에야스와 마에다 도시나가를 뒤로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키게 됩니다.
가장 악명이 높았던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과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 등을 선봉으로
조선을 침략하고 강토를 유린하개 됩니다.
자신들은 그저 전국시대의 무장으로서 히데요시로 부터 살아남으려는
절망적인 선택을 하게되었지만 그 반대 급부로 더욱 악명을 떨치면서
조선의 문물과 기술을 약탈하고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죽이고 납치하면서
앞다투어 전공을 세우려는 몸부림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표면화된 전쟁의 뒤에는 항상 밀정과 간자들의 첩보전이 있었습니다.
조선의 군사속에 몰래 잠입하여 정보를 빼내는 수많은 밀정들과의
전쟁 또한 먹고 먹히는 전쟁에서는 필요악일 수밖에 없을테니까요.
여기에 일본과 조선의 숨막히는 첩보전을 가지고 우리나라 팩션의 새로운
장을 제시한 작가의 달과 그림자는 이순신을 암살하기 위해 잠입한 일본의
닌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스릴있게 그리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치밀한 스토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은
역사팩션을 무서울 정도의 추리물로 바꿔놓고 있었습니다.
비밀 낭청 장호준과 닌자 요미와의 대립구도는
실체가 없는 그림자와도 같은 닌자의 정체를 쫓는 것이 호준인지,
요미가 암살하려는 대상이 이순신인지 아니면 조선의 선전관 인지
그 대상이 모호해지기 까지 합니다.
이순신을 암살하기 위해서 히데요시의 밀명으로 보내진 닌자의
목숨을 건 자존심은 자신의 정체를 눈치채고 자신을 쫓는 호준에게
암살자로서의 묘한 집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요 몇 달간 당신과 함께 했던 날들이 내겐 최고의 순간이었소"
이기고 지는것이 중요한가, 살고 죽는 것이 중요한가.
최고의 조선비밀낭청과의 두뇌싸움에서 비록 졌지만 깨끗이 승복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닌자에게 이것이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순순히 받아 들여야 할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지.
조선을 침략하는데 가장 큰 위험이 되는 인물은 히데요시에게
계속되는 패배를 안겨준 이순신 이었을 것입니다.
이순신의 함선만 보면 꼬리가 빠지게 도망을 치는 왜구들에겐 이순신은
암살을 하지 않으면 안될 위험한 적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랜전쟁으로 국력이 소모되고 수 많은 병사들을 잃은 히데요시에게
백성들의 원성과 자신의 위태로움이 아마도 가장 위험한 상대인 이순신 이라는
거대한 적에 대한 암살을 선택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서애 유성룡 으로부터 밀명을 받은 비밀 낭청인 선전관 호준은 우연한 기회에
죽은병사로 위장하고 국내에 침투한 닌자의 존재를 알게됩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가는 시기에 닌자가 국내에 침입했다는 것은 누구를 암살히기
위한 것인지 그들의 숨겨진 얼굴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겉으로는 심유경과 유끼나가가 만나서 화의를 위한 만남을 갖는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닌자를 보낸다는 것에서 어떤 음모를 감지하게 됩니다.
무인의 감각과 예민한 통찰력을 가진 호준은 도깨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닌자가 이미 곽재우의 곁에도 머물렀다가 떠났음을 알게됩니다.
사람들 속에 섞여서 보이지 않게 자신의 존재를 숨길 수 있는 재능을 가진 닌자는
오다 노부나가의 이가지방의 닌자들을 토벌했을 때 유일하게 살아남은
신출귀몰한 닌자였습니다.
호준은 닌자를 잡기 위하여 일본으로 건너가 닌자에 대하여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하고 대처할 방안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변신에 능한 닌자에에 일격을 당하면서 죽음을 맞게 되지만
역시 반전의 묘미는 있었습니다.
자신의 뒤를 그림자 처럼 따르던 이순신을 호위무사 선돌에 의해 목숨을 구하면서
또다른 반전은 시작됩니다.
이순신을 암살하기 위한 행동을 개시하게 되는 닌자들을 추적하면서
복선에 또 다른 복선을 숨겨놓고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기술은
과히 손에 땅을 쥐게 할 정도로 급박했습니다.
요미를 호준 자신이 펼쳐놓은 그물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이순신을 암살하기 직전 요미를 잡게 되지만
요미 역시 이순신의 둘째아들을 부하들로 하여금 납치하는 생각지도 못한
대비를 하게 됩니다.
이순신은 아들의 목에 칼이 겨누어져 있지만 요미를 빨리 처리하라고
말하는 단호한 모습은 이순신의 대의를 향한 충절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질교환이 이뤄지면서 다시 닌자들을 쫓게 되고, 요미와의 정면 승부를
맞게 되지만, 호준이 숨겨두었던 마지막 수인 요미의 부하 시마즈의 등장으로
역사의 팩션은 완성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 호준의 철저히 계산된 복선과 에리한 추리를 보여주는 달과 그림자는
역사적 사실속에 감추어진 첩보전의 진상을 극적인 서스펜스의 장르를 빌어서
소설로 세상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역사속에 묻혀있는 민초들의 고달픈 삶과 나라를 향한 충절이
이렇게 스릴있는 소설이라는 몸을 빌어서 우리에게 각인된다는 점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Oztoto's Cook n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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