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오, 이런 미친 재미난 세상~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에게 우연히 감염된 바이러스를 치료해 가는 좌충우돌 치료기라고 해야할까.

러브 바이러스와 진짜 바이러스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청춘만이 표현할 수 있는 유머와 풍자로 써 

내려간 이야기.

OTS 바이러스의 숙주인 옥택선의 어쩔 수 없는 감정의 기복에 따라가는 동안,

마지막 페이지까지 숨가쁘게 달려서 청춘의 열병을 앓게하는 멋진 소설 입니다.

서점가와 극장가를 범람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창궐 속에서 이렇게 재미있고 사랑스런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새롭고 경이로운 경험인지 모릅니다.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영화의 스토리는 대부분 어둡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장면과

돌연변이 인간들과 좀비들에게 쫓기는 무시무시하고 스피디한 경련을 선사하곤 합니다.

공기와 물과 이름모를 외계의 바이러스가 주는 이질감과 괴기스러움은 재미보다도, 흥미보다도.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가방을 쥐어주듯 저열한 공포만을억지로 안겨줬을 뿐이었습니다.


성질은 꺽지고 그렇게 예쁘지도 않은 우리의 주인공 옥택선양은

소심하고 자기 표현에도 서툴지만 사랑의 전조를 들려주는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청춘의 열병과 감정 조정기관의 폭발적인 연소로 냉소적이고 이기적인 과학자

이균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됩니다.

절대로 마음을 주지 못할 것 같은 사람에게 자신의 열병을 고백하게 만들게하는 이 사랑스런 바이 

러스의

출현은 인류에게 고통이 될 지, 아니면 고통을 잠깐이라도 잊고 잊어버렸던 행복을 되찾게 해 줄  

지 모릅니다.

자신의 기억속에 잠재되어있던 지난날의 고통스러운 기억들과 좋았던 순간들을

파노라마 처럼 다시 돌아보는 기회도 잡아보고,

다른 사람이 살았던 기억의 강을 더듬어서 볼 수 있는 이상한 체험도 하게 됩니다.


젠장, 사랑합니다.~

사랑한다면서 젠장이라니. 이 얼마나 정돈되지 못한 사랑 고백인지.

그렇지만 이 짧은 고백이 바이러스의 발현과 이성적 갈등을 잘 섞어놓은 밀가루 반죽같은 말이 아 

닐까 합니다.

모던보이의 작가 이지민이 들려주는 이 아찔한 이야기속에는 순간순간 던져주는 한 마디의 유머와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살아있는 위트를 밟으면 터지는 지뢰처럼 구석구석에 묻어놓고 있습니다.

마치 폭격을 맞은 것 같은 재개발 구역에서 철제 캐비닛에 같혀서 불량 청소년들에게

린치를 당하면서도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동정을하고 또 어느새 조언을 해주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숙주로써 도시에 나타난 외계인처럼 방독면을 쓰고,

다른사람으로의 이차 감염을 걱정해 주기도 합니다.


똑똑한 직업도 애인도 없고 , 연봉이라고 말 할 수도 없는 연봉을 받는 이 더럽고 멋진 세상에서

이 멋진 바이러스의 힘을 빌어서 세상과 소통하고,

인류를 구하고자 실험실의 미키마우스가 되고자 결심했던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이러스로 부터 자신이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면서

어렵게 성박사와 이균에게 자신의 몸을 마루타로 맡기게 됩니다.

급기야 바이러스의 칠에 성공하고 성박사는 엄청난 성공 가도를 달려가지만,

옥택선양은 OTS 바이러스를 경험했던 상담자로써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들의 상담을 맡게 됩니 

다.

처음 본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환자와 저질적으로 변해버린 아이돌 가수,

그리고 스케이트와 자신의 힘겨운 삶 자체에도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

이 유모러스하고 죽을 것 같은 행복을 선물하는 러브바이러스가 던져주는 메세지는

불완전한 청춘을 완전하게 조각해주는 사랑의 재발견이 아닐까요. 어쨌거나. ^^



Oztoto's Cook n Book

http://blog.naver.com/oneyefishl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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