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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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감정들_나를살아내는일


“이 글 어느 길목에서 당신의 쌍둥이를 마주하는 순간이 있기를.”



쌍둥이를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뇌를 공유하는 일종의 샴쌍둥이 같은 것을요. 내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공감해 주는 사람을 늘 그리워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홀몸으로 태어난 이상 그럴 순 없지요. 그래서 썼습니다. 보통 일기라고 불리는 것을요. 남이 만든 종이에 쓰여있는 글은 분명 내 것이지만 더 이상 내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나온 쌍둥이의 일부 같았습니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이 책의 주인공은 무명이라고 한다.
없다는 뜻의 무는 가능성을 담은 글자이고 비어 있기에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은 비어 있으므로 누구든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이지만 유사한 마음도 품을 수 있다.


“이 글 어느 길목에서 당신의 쌍둥이를 마주하는 순간이 있기를. 그리고 우리의 닮은 마음이 가볍지 않지만 가벼울 수 있기를.”
이 말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나를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할 듯하다. 그렇지만 나의 일부만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으로도 만족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툰에 살짝 얹혀진 짧은 글들이 머릿속을 훅치고 들어온다.
‘만화책인가 가볍게 읽으면 되겠지’ 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짧은 글에 깊은 생각을 더해야 하는 구나 싶었다.
내맘속 드러내기 싫었던 감정을 건드리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살아가는 일은 고만고만한 일인가 싶기도 하다.
공감가는 이야기 하나쯤은 서로 가지고 있기에…



나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그 사람에는 나도 포함된다. 그럴 때마다 다짐한다. 속단하지 말자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말자고. 세상도, 나 자신도.
-p33



이제 와 생각해보니 꿈은 단일 명사가 아니라 긴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명사가 아니라 어떻게 살겠다는 문장. 그리고 남들이 공감하거나 부러워할 만한 세련된 묘사가 아니어도 된다. 내 맘 하나 편한 문장이면 된다. 생의 마지막에서 부끄럽지 않을 표사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p69



힘을 좀 빼. 그래도 괜찮아. 그래야 더 괜찮아져.
-p150



오늘 나는 별일 없었어. 늘 가던 카페에서 늘 먹던 커피를 마셨어. 늘 보던 영상을 보고 늘 그리던 그림을 그렸어. 그래서 좋았어. 일상의 평온이 좋다는 말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p185



소리 내어 나를 위해 주는 일, 시끌한 다정은 나를 힘차게 걷게 하지만 소리 없이 곁을 내어주는 일, 고요한 다정은 나를 쉬게 한다. 담백의 품에 쉬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커진다.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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