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를 손에 든 자 - 대학병원 외과의사가 전하는 수술실 안과 밖의 이야기
이수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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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를손에든자


대학병원 외과의사가 전하는 수술실 안과 밖의 이야기


저자는 외과 전문의이자 에세이스트다. 의사생활을 하면서 함께 울고 웃었던 수많은 환자들을 모두 기억할 수 없음을 깨닫고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환자와 함께 소통한 시간들은 소중한 기억이기에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서이다. 그렇게 기억을 차곡차곡 쌓아 써낸 책이 이 책이다.




외과의사의 삶은 TV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쌓인 글들을 정리하며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웃었던 기억보다는 울고 좌절했던 기억이 훨씬 더 많다. 아무래도 성공보다는 실패의 기억이 오래 남는가 보다. 환자를 살려보겠다고 시작한 외과의사의 길인데, 항상 그럴 수만은 없음에 절망하게 되는 것은 외과의사의 숙명인 것 같다. (중략) 크론병을 진단받고서도 대장항문외과로 진로를 정한 스스로를 되돌아보면 나라는 인간은 참으로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 후회는 없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자의 책 속에 등장하는 환자들은 왜 다들 급박한 순간이고 생사를 오가는 것일까? 사람의 생명이 이렇게도 연약한 것일까? 저자는 왜 그렇게도 많이 울게 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갈림길에서 최선을 다해 삶의 길로 환자들을 돌리고 싶은게 의사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자신의 환자가 죽기를 바라는 의사는 없을테니 말이다. 그 마음이 이뤄지지 않음이 아픈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5년전 큰 딸의 수술실 밖에 앉아 있었다. 나말고도 많은 보호자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염없이 눈물이 나서 제대로 기억나진 않는다. 왜 그리도 시간이 안가는지 4시간이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수술전 담당의와 면담을 할 때도 담담했던 나는 수술대에 누워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난다. 그때의 기억이 소환이 되어 그 이후로 의학드라마나 소설은 잘 보지 않는다.



서포터즈로 이 책을 읽어야 하기에 천천히 읽어나갔다. 소설같기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현실이었다. 그것이 놀랍고 더 안타깝고 울컥했다. 세상에는 권위의식에 빠져 있는 의사들도 있지만 정말 현장에서 환자와 소통하며 최선을 다하는 의사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인 듯했다. 가끔 욕도 하고 화도 내는 진짜 사람 의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서출판 푸른향기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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