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학자, 그 사람 백충현 - 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의 삶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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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백충현(1939-2007). 그는 독도와 외규장각 의궤를 지켜낸 법학자이다. 그는 동료들이 판검사로 인정받고 출세하려고 할 때 홀로 국제법 학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다. 이 책에서는 <관판실측일본지도> 사료가 최초 공개된다.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임을 명백하게 밝힌 사람이다.

 

독도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책임이 소멸되지 않았음을 등명, 재일 동포들의 지문 날인과 강제 퇴거에 저항하는 등 올곧은 양심으로 조국에 헌신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그것이었다. 그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그 땀과 결과를 더 구체적으로 알고, 또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을 통해 한층 더 채워진 지식으로 당당하고 자신 있게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국제법을 배우는 게 우리나라를 위해 공헌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점이 들었다. 국제법이라는 학문은 우리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백충현은 국제법이야말로 국익과 직결된 학문이라고 판단했다. 외국과의 협상, 관계, 조약 등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면 국제법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모습이 우리나라 국제적 지위 성장에 밑바탕이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학문적 가치관은 단순한 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학문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에 있었다. 또한 그는 학자로서의 양심과 책무를 중요시했다.

 

백충현 교수가 여러 문제 중 특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부분은 바로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임을 증명할 수 있는 국제법적 자료를 찾는 것이었다. 특히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니라는 사실이 표기된 일본의 고지도의 발굴에 힘썼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의 유명한 지도학자인 이노우 다다타카가 1800년부터 1827년까지 17년 동안 일본 전체를 실측해서 18700년에 발행한 <관판실측일본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관찬 지도인 <관판실측일본지도>는 총 4권으로 제작되어 있다. 의문스럽게도, 일본은 이 지도를 공개하는 것을 매우 꺼려 했다.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백충현 교수는 이 지도를 구하기 위해 도쿄에 있는 지도 전문 서점을 드나들었다. 결국 1998년 백충현 교수는 <관판실측일본지도>를 발견하게 되었고, 거액(1억 원)을 들여 한국으로 가지고 왔다.

개인의 노력이 만든 결과니 영예를 안을만도 한데,,,, 그는 나라의 각종 상황을 고려하여 <관판실측일본지도>를 고개하지 않았다. 그 후에도 한동안 그는 관련된 논문 발표를 미루다가 지병이 악화되었다. 때문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도는 아직 공개된 적이 없는 자료다! (2017년 책 출간)

    

 

위의 지도는 1870년에 정식 발행되어 `일본 지도 제작의 모본(母本)`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지도를 보면 지도에 오키섬은 있지만 그 근처에 있어야 할 독도는 없다. 왜냐?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을 읽으며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 우리의 땅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도를 보게 되어 매우 설렜고 벅찼다. <관판실측일본지도>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어 유익했다. 그동안 왜 이런 걸 기억하지 못했을까 하는 부끄러움도 생겼다. 그리고 이를 넘어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나 개인을 위해 사는 삶보다는 우리 조국을 위해 살아보자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학교나 어떤 캠프 등등에서 직업가치관 검사를 하면 나오는 항목 중에 하나가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국가의 유익과 발전 등을 위해 살고자 하는가? 에 관한 물음이다. 그러나 이를 자신의 직업 가치관 1순위로 뽑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니, 3순위 안에 들기도 힘들다. 그만큼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가보다는 나를 더 우선시하는 데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 또한 많이 고민하다가 그 가치관을 대게 4순위에 배치하는데,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의 각종 상황에 정이 가지 않고 막막하고 답답하기 때문이다. 이 판국에 대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상황에 나 한 명이 나라를 위해 산다고 뭐가 바뀔까? 나라를 도우려다 나까지 망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아무튼 나 한 명이 세상을 바꾼다, 우리나라를 살린다는 건 조금 어렵게 들린다. 하지만 그 한 명이 수고한 땀과 발걸음을 누군가 본다면, 그 걸음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래서 누군가 그 걸음을 따라 건고자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낸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왜 국제법이 중요한지, 그것을 배우는 것이 유익한지 알게 되었다. 나는 법을 전공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 ) 앞으로 관심을 두려고 한다.

 

개인의 영예를 버리고 국가의 유익을 위해 가깝고도 먼 일본에서 지도 한 장을 찾아 헤매고, 다시 한 번 주어진 기회를 국가의 상황을 판단하여 기다리고 준비하다가 세상을 떠나신 고 백충현 교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제서야 그 수고가 인정받고 나라의 자존심을 지켜준 것에 기뻐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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