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를 수 있는 권리 - 개정판
폴 라파르그 지음, 조형준 옮김 / 새물결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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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방바닥과 내가 한 몸이 되어 몇 번의 회전과 구르기를 해가며 읽은 책은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오랜만에 읽은 선동적인 문체의 맑스주의자 글이다.

저자는 칼 맑스의 딸 라우라의 남편이기도 하다.

70세에 청산가리를 주사해서 아내와 함께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그의 이력이 독특하다.

노동중독자가 경제 발전의 견인차로서 추앙받고,

게으름과 나태함이 한결같이 감시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얘기한다.

'노동할 권리'가 아닌,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찾아라!

불끈,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가 차오른다기보다는

나른나른,

게으름에 더 촘촘히 젖어드는 느낌이다.

:)

그의 책에 실린 시가 참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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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게을리 하세.

사랑하고 한잔 하는 일만 빼고,

그리고 정말 게을리 해야 하는 일만 빼고.

 

- 레싱(Lessing)

 

 

 

우리에게는

"가만히 멈추어 서서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며,

무슨 사건에 참여할 때는

어느 정도 긴장감도 느껴야 한다.

 

우리는

혼자 있을 시간이,

타인과 깊숙히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이,

집단의 일원으로서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 자신의 일을 몸소 창조적으로 행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 외부에서 주어지는 즐거움을 주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아무 것도 생산하지 않고 그저 우리의 모든 근육과 감각을 사용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라건데,

많은 사람이 동료들과 함께

정말 건전한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기획할 시간이 필요하다.

 

 

-프레드 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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