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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혼돈
산드로 베로네시 지음, 천지은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을 보고 생각이 너무 앞서 갔던 것 같다. 내가 의도하는 그리고 그려본 '조용한 혼돈'을 그리며 책장을 넘길 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정도 수준?
뒷 부분에 가서야 왜 이 책 제목이 '조용한 혼돈'인지 알았다.
p447. 어두운 생명체, 원시적 창조물, 고대 전투, 사냥감이 되는 사냥꾼, 그리고 <이 조용한 혼돈의 중심> - 조용한 혼돈이 모든 것과 함께 한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너무 지극한 현대인을 묘사 또는 설명한 것 같아서, 차라리 연예 또는 사회, 경제적 뉴스 기사를 찾아서 읽어보는 게 더 현실적이며 충분히 현실논리적으로 보였다. 단순한 예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사건 기사보다 뛰어나지 못한 상상력과 브리트니보다 못한 연기력과 호소력이랄까?
왜 궂이 소설을 통해서 지극히 현대적인 인간들의 일상사를 이토록 따닥따닥 붙어쓴 '일부러 눈아 피로해져라, 책장을 펼친 순간부터 이미 독자는 조용한 혼돈에 들어가 있다'라는 의미부여를 하려고 이렇게 글자간격을 맞췄는지는 몰라도, 실망이 쌓여가다 못해, 이 작가는 직장생활을 해봐야된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책 뒷편에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인 형을 뒀다는데, 그런 형이 없는 작가도 아닌 직장인이었다면, 이런 책을 쓰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다. 왜냐고?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라서 그렇다.
그나마 소설적인것이 맨 마지막장을 포함한 뒤에서 세면 두장이다. 이 두장을 차라리 맨 앞으로 배치를 하고 소설이 시작되었다면, 그 구성에라도 놀라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식의 소설을 잘 안사는데 오랫만에 샀다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렸다.
다 읽어서 시원하고, 내용을 잊어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