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생 학교 - 아토스 산에서 트로이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질문
조현 지음 / 휴(休)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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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아토스 산에서 트로이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질문"이다.

깔끔한 표지와, 이 부제는 이 책을 그리스 철학이 깃든 재미없는 책으로 보이게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책장을 넘기면, 그리스와 그 주변 국가들의 지도가 파란 종이위에 펼쳐지고 각 지역, 각 지방의 특색이 생생한 칼라사진으로 들어있다. 가이 그리스여행을 다녀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책, 매력적인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받기전부터 나는 그리스 그리고 터키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선교사로 살고싶다는 남자친구의 마음처럼 나 역시 선교지에서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우리는 '터키'를 마음 속 선교지로 품고 있었다.

거기에 신혼여행은 꼭 '그리스'로 갈거라며, 언제부턴가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책으로 인해 그리스라는 국가에 관심이 생긴 것이 전혀 아니라, 내가 원래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던 국가 '그리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었기에 9번째로 골랐지만, 운명같이 나에게 이 책이 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의 작가는 기독교, 불교 등 어느 특정 종교를 떠나 종교의 탄생, 그리고 철학의 탄생이 깃든 유적지를 찾아 떠나는 걸 즐기는 사람이다.

그는 금욕의 나라라 일컬어지는 아토스산부터 아기아나 수도원, 고대 디온, 메테오라, 올림포스, 스파르타, 올림피아, 아테네, 소크라테스의 숲, 산토리니, 크레타, 코스, 파트모스, 사모스, 트로이 등 그리스와 터키를 잇는 왠만한 지명의 장소는 모두 다녀왔다.

총 16개 챕터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각 챕터마다 특정 지역을 언급하며 소개해줬는데, 생각보다 내가 알고있던 낯익은 지명이 많아서 괜시리 뿌듯함이 들었다. 크레타섬, 아테네, 산토리니 등.. 꿈꾸던 그리스 곳곳을 사진으로, 그리고 저자의 필력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책에서 언급한 여러 장소들, 그리고 그 장소에 맞는 가르침 가운데 가장 와닿았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챕터 10에서는 "매력남 소크라테스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이끌고 있었다. 매력남이라... 철학을 전공했고, 소크라테스는 대학 4년 내내 주구장창 듣던 이름인데.. 나는 한번도 그를 매력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악처를 만났던 지독한 공부벌레..철학자.. 뭐 이정도? 실제로 그의 초상화를 봤었기에.... 더더욱 매력남으로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소크라테스씨..미안해요^^;)

아무튼 이런 사전지식을 안고 챕터 10장을 읽어나가는데, 소크라테스가 외적으로는 그리 매력있는 얼굴은 아니었으나 그의 뛰어난 학식, 지식, 지성미 등등으로 인해 청년 알키비아데스와 같은 엄친아가 소크라테스에게 뿅 갔다는 이야기는 참 재밌고 또한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대학교 강의에서는 소크라테스에게 반한 청년의 이야기는 그리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기에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에는 조선시대 야사와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이 담겨져있어서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 일화 외에도 미노스 왕이 미궁을 만들었고, 아직까지 자리잡혀 있는 미궁의 터를 사진으로 싣고 있어서 머리로만 알던 이야기를 눈으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 꽤 인상깊었다.

그리스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는 사람들, 특히나 어느정도의 사전지식을 갖춘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꽤 유용한 책이 될 듯 하다. 모르고 읽으면 어렵거나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그리스에 대한 조금의 이해라도 갖추고 이 책을 만난다면

비행기 값 들이지 않고도 그리스여행을 충분히 하고 돌아온 느낌을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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