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한 작품인 <오셀로> 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쓴 작품으로 오셀로의 인물들을 1970년대 미국 워싱턴의 한 외곽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와 새롭게 그려진 소설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다시 쓴 작품인 만큼 먼저 <오셀로>에 대해 먼저 알고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오셀로는 <햄릿>, <멕베스>, <리어왕>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한 작품이다. '오셀로'는 여러 전장을 다니며 공을 세운 흑인 장군으로 로마의 원로의원의 딸 데스데모나와 사랑에 빠진다. 둘은 결혼하려 하지만 데스데모나의 아버지 브라반시오는 반대하고 오셀로의 공적이나 주변의 말들로 인해 허락한다. 오셀로가 이아고 대신 카시오를 승진시키자 이에 원한을 품고 카시오와 데스데모나를 부적절한 관계로 오셀로에게 거짓말하고 그 말을 믿은 오셀로는 자신의 아내인 데스데모나를 죽이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를 1970년데 미국의 한 초등학교로 가져온다.

백인들만 다니던 학교에 유일한 흑인으로 전학온 ‘오’와 전학온 첫날 오에게 끌리는 소녀 ‘디’, 그 흑인 소년이 못마땅해 계략을 꾸며 모두를 불행으로 몰고가는 소년 이언, 오와 디가 갈등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 필통을 이언에게 전해준 이언의 여자친구 미미, 이언이 디가 오와 양다리라고 모함한 소년 캐스퍼와 그의 여자친구 블랑카까지 햄릿에 나오는 인물들을 그대로 차용하여 오가 전학 온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잔혹한 비극으로 그려놓았다. 오셀로를 비교적 현대의 초등학교로 옮겨왔지만 뉴 보이에 나오는 시대적 배경이나 초등학생들과 교사들의 행동과 관계 속에서, 그리고 그 결말은 오셀로의 비극만큼이나 잔혹하고 깊이있다.

오셀로에는 희대의 간악한 인물로 이아고가 뉴 보이에는 이언이라는 소년으로 부활한다. 대부분 이아고의 간계를 욕하고 그에 넘어가는 오셀로를 안타까워하지만 뉴 보이에서 이언의 간계로 갈등을 일으키는 오와 디의 관계에서는 이언의 나쁜짓에 대한 분노 보다는 오라는 소년에 답답함을 더 크게 느꼈다. 이언의 이간질을 위한 계책은 조금만 주변을 돌아보고 소통했다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셀로가 카시오와 데스데모나의 관계에 대해, 딸기가 그려진 손수건에 대해서 조금만 알아보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비극이었던 것처럼. 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딸기 필통이 어째서 블랑카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 한번만 물어보았다면 디와의 관계는 오해를 풀었을 것이고 마지막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셀로나 오는 자신이 흑인이라는 것, 항상 차별 대우를 받아왔고 교사들 조차도 그런 취급을 하는 상황에서는 주변과의 소통은 부제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전학을 자주 다녀 주변의 반응에 대해 적절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오가 아주 현명한 아이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른 환경은 오로 하여금 그런 이간질에 넘어가게 만들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지른 이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오에게 꾸짖고 또 꾸짖어 주고 싶었다. 유치한 계략과 이간질에 넘어가지 말라고. 신기한 것은 그 이야기의 틀은 몇 세기전의 이야기를 또한 몇십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그렸고 지금 현제 읽고 있지만 깊은 공감과 감정적 동요를 많이 느꼈다는 것이다. 그것은 셰익스피어가 작품을 쓰던 몇 백년 전이나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했던 몇 십년 전이나 지금에 이르기 까지 인간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와 생각들은 비슷한 것에서 오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 사람이 간계와 질투심으로 어떻게 추락하는지에 대해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린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비록 고전이지만 그 속에 그려진 인간관계는 현대에 와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비극도 간혹 뉴스를 장식하는 걸 보면 말이다.

오셀로의 이야기를 다른 시대적 배경과 인물상으로 옮겨와 그린 이 작품은 비단 주인공인 오와 디, 이언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의 생각과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해 더욱 더 작품에 흡입력을 높여주었다. 그래서인지 길지 않는 하루 동안을 그린 이야기지만 잠자리에 읽기 시작해  새벽까지 책을 놓을 수가 없는 소설이었다. 가까스로 다음날로 미루어 두었지만 잠에 들기 전까지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새롭게 탄생한 버전의 오셀로를 즐길 수 있을 소설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