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맨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3
시즈쿠이 슈스케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인간의 본성에는 선도 악도 없다"- 고자
"인간이 태어났을 때에는 완성되지 않은 밀랍과 같다."-에라스무스
"인간의 마음이 백지와 같다"-로크
학창시절에 늘 지루하기만 했던 윤리과목, 그 외에 많은 철학서들에 나올법한 옛 선현들의 말을 미스터리 소설에서 인용한 것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구별하기가 에매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를 찾다보니 위의 말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이 말들은 성무선악설이라 말로 모을 수 있다. 윗 사람들 외에 칸트나 듀이 같은 많은 철학자들은 사람은 태어날 때 선이나 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자라면서 환경에 따라서 선해질 수도, 악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135만 독자를 사로잡은 작품 시즈쿠이 슈스케의 <범인에게 고한다>의 그 2편으로 전편에서 일명 베드맨과의 대결을 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립맨'과의 대결이 펼쳐진다. 범죄 미스터리 특성상 분명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이 악인이고 그를 뒤쫓는 경찰이 선인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 구분이 모호하다는 느낌이다. 취업에 실패하고 범죄의 유혹에 이끌려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들에게서 이것은 사회의 불합리함이 낳은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범인을 잡기 위해 그것이 옳은 일이 아닐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찰의 모습이 선해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나쁜짓을 저지르는 범인들을 용인하거나 할 마음은 들지 않지만 어쩌면 인간은 분명한 선도 분명한 악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범인에게 고한다 2편이기는 하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다. 전편에서 범인과 대결을 벌였던 형사 마키시마가 주요 인물로 또다시 등장하지만 반드시 전편을 읽을 필요은 없다. 소설 곳곳에 전편의 내용을 상기시키는 부분이 나오지만 단독으로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단지 마키시마라는 인물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활약을 했는지 알고 싶다면 1편을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편 범인에게 고한다 보다는 이번 2편인 립맨이 훨씬 더 재미있다는 느낌이다. 주요 인물인 형사가 활약하는 부분이 많은 다른 범죄 미스터리와는 달리 '립맨'이라 불리우는 범인과 형사, 그리고 피해자의 가족과 주변 인물 이렇게 세 사람의 시점이 적절히 교차하면서 마치 세 팀이 치열한 두뇌 싸움을 하면서 서로 속고 속이는 전략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구조가 읽는 독자로 하여금 한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한 사람의 전략이 나온 후에는 다음 사람이 어떻게 나올지다 궁금해진다. 이러한 긴장감과 흡입력은 소설이 끝날때 까지 놓치지 않는다는게 이 소설의 매력적인 점인 것 같아.

보이스 피싱이나 유괴 사업 등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인 범죄들을 소재로 스릴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스토리로 탄생시킨 이 소설은 끝날듯 끝나지 않는 막바지 여름의 더위를 날려버리기에 더없이 좋은 소설이 될 것 같다.

 

여우야 체험단 이벤트로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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