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최고의 열흘]당신의 천국은 몇번째인가요?

내 생애 최고의 열흘
아데나 할펀 지음, 황소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4월

먼저 나나 여러분이 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는 천국에 대해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 종교도 없을 뿐더러 천국이 있다고 해도 특별히 나쁜짓을 하며 살지는 않았어도 천국에 갈만큼 착한일을 하지도 않아서(지금까지의 삶으로 보자면) 천국에 갈거라고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천국이 있다는 것도 잘 믿기 힘들지만, 아니 알수도 없지만(죽고 나서의 일를 어떻게 알겠는가?) 하물며 천국이 무려 7단계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가장 좋다고(?) 하는 7단계의 천국에는 까다로운 입주 시험이 있다면? 물론 천국이기에 들어가기가 까다로운 것은 이해한다만, 시험에 통과할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소설은 29살 주인공 알렉스가 죽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천국은 우리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천국에 관한 모든 것들이 나온다. 더이상 늙지도 죽지도 않으며 그리워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원하는건 뭐든 가지고 이룰 수 있다는 것. 누구나 이론 천국의 모습은 상상하지 않던가? 공감할 것이다. 물론 이런것들은 최고 레벨 천국인 7단계에서만 가능하다. 그런만큼 입주 조건도 까다롭다. 이승에서의 삶이 어떠했는가에 따라 천국의 레벨도 나뉘게 된다. 젊은 나이에 죽어 억울하지만 그리웠던 가족도 만나고 괜찮은 남자도 만나 만족하던 주인공 알렉스는 어느날 자신의 수호천사로부터 7간계에 머물러도 되는지에 대한 자격시험을 치러야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것은 자신의 이승에서의 생에서 최고의 열흘에 관한 에세이를 쓰라는 것. 그렇게 에세이를 쓰기 시작라면서 알렉스는  자신의 생을 돌아보게 된다. 소설은 천국에서의 이야기와 알렉스의 에세이가 교차되어 나온다.

가벼운 판타지 로맨스 같았던 소설에서는 알렉스가 지신의 지난 날에 대해서 돌이켜보며 가지게 되는 의문점이라거나 일련의 에피소드로 인해 깨닫게 되는 점들을 생각하게끔 하여 다소 가벼울 수 있는 소설에 무개감을 준다. 이러한 주제들은 누구나의 인생에서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것이지만 가장 본질적인 주제라서 답을 쉽게 찾기는 어렵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가? 자신이 어려울 때 도울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몇이나 있어야 하는가? 가족들에 대해 너무 소홀했던건 아닌가? 등등 사소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해 알렉스의 인생을 통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진다. 너무 상투적이고 뻔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러한 가장 사소한 것들이 가장 지켜지기 힘들다는 것도 알것이다. 솔직히 내가 에세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해보면 최고라고 할만한 날들이 열흘씩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왔느냐가 중요한데 난 그러 못했다는 생각이 소설을 읽는 내내 들었다. 알렉스가 큰 사고를 낸 뒤 집을 떠나 자신만의 힘으로 살아기야 했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때 누군가가 얘기한다. 어떻게 그렇게 모든걸 쉽게 척척 해내느냐고. 하지만 알렉스는 매일을 힘들게 노력하며 살아가는 거라고 한다. 해내지 못할거라는 불안감을 매일 안고서 말이다. 그것은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고 오롯이 자신이 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그렇게 된거라고.  알렉스는 모든걸 누리는 7단계에서의 생활을 떠나는 것이 단순히 모두 가질 수 있는 생활을 못해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더 괴롭다고 느낀다.  이승에서의 삶에서 성공에 목을 매고 진정란 친구 하나 없이 가족도 외면한 삶인채로 천국에 간다면 그것은 7단계의 천국일 지언정 아무 의미가 없는 자신만의 지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게 되는 천국이라는 배경으로 좌충우동 알렉스의 삶을 통해 유쾌하고 재미있는 필체와 적절히 버무려져 진정한 삶이 어떤 것인지, 자신만의 천국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당신의 천국은 몇번째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