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베스트셀러 미니북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오유경 그림,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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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누군가 멋있거나 아름다운 표현을 했을 때 '문학적' 이란 말을 쓴다. 독서량이 늘고 읽는 책의 수가 늘어나면서 나에게 명작의 기준은 가장 흔한 소재로 가장 문학적,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 되었다. 한국 작가로는 박범신님이나 신경숙님이 그러하고 그리고 또 하나 F. 스콧 피츠제럴드가, 그가 쓴 이 <위대한 개츠비>가 그러한 명작으로 남았다. 이런 명작은 다른 작품과 달리 인상적인 구절에 대한 갈피가 무의미하다. 작품 전체가 그러한 표현들로 이루어 져있기 때문에. 소설을 다 읽은 지금은 '문학적'이란 표현이 모자랄 정도로 아름답고 벅찬 작품이었다.

소설은 개츠비의 마지막까지 함께한, 데이지의 육촌이자 그녀의 남편 톰의 친구 닉 캐러웨이가 화자이다. 이야기는 그가 새로운 생활을 위해 개츠비의 옆집으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세계1차 대전 종전 직 후 개츠비를 포함한 물질만능주의로 물든 재즈시대의 어둡고 타락한 미국사회의 젊은 세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서 나를 둘러싼 세계가 사랑이 전부인 것 마냥 느끼게 해준 개츠비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물론 수많은 번역본 가운데 하나이고 원서를 읽는다고 해서 피츠제럴드만의 아름다운 문체라던가 시대적 정서를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최고의 번역이 아니더라도 그 아름다움이 뭍힐 것 같지 않다.

이제와서 말하건데 내가 이 작품을 읽은 이유는 단지 고전 명작이라거나 그 시대를 들여다 보고자 한것이 아닌 오로지 개츠비의 사랑때문이었다. 나의 예상대로 개츠비의 사랑은 위대했다. 현실적으로 보자면야 모든 문학 속 사랑은 그저 문학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개츠비가 바보같다느니 하는 생각이 든다면 비추하는 소설이다. 사랑은 그 하나로 숭고한 것이고 그러한 사랑을 피츠제럴드의 펜 끝에서 개츠비라는 위대한 청년을 탄생시켰다. 이 소설의 화자인 닉 또한 개츠비를 만나고 그가 죽고 나서도 그의 사랑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죽음을 애도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어줄 만큼 신뢰한 개츠비에 대한 첫인상에서도 알수 있다.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사랑은 하지만 너무나 맹목적이어서 어리석게도 보인다. 물질을 쫓아 부자인 톰과 결혼한 데이지를 되찾기 위해 그 시대의 타락한 젊은세대들이 할 수 있는 불법적인 일들로 데이지가 바라는 부자가 되지만 막상 부자가 된 후 만난 데이지는 불륜을 저지른 남편 톰에게 화가 나 보란듯이 개츠비를 만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개츠비의 데이지에 대한 사랑은 처음 만났을 때에나 시간이 흐른 후 재회한 후에도 변치않는 굳건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다. 작품속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개츠비가 데이지에 대한 사랑을 묘사한 부분들이다. 그가 얼마나 데이지를 사랑하는지가 느껴졌다.
 

"개츠비는 한번도 데이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자기 집에 있는 모든 것을 데이지가 어떤 눈길을 주는지 그 반응 여하에 따라 새로 평가하는 것 같았다. 이따금 그 역시도 자신의 소유물들을 멍한 시선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그녀가 실제로 나타난 이 마당에 그 어느 것도 더 이상 실제하는 것 같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뻔하기도 했다"-163p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형씨. 한동안은 심지어 그녀가 날 차버리길 바라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어요. 그녀 역시도 날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내가 아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그녀와는 다른 것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나는 야망에서 멀어지고 점점 더 깊은 사랑에 빠져들었어요. 그리고 갑자기 모든 것에 개의치 않게 되었어요. 내가 무었을 할 것인지를 그녀에게 들려주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그 거창한 일들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260p
 

개츠비의 사랑이 위대한 것은 단지 맹목적인 사랑때문이 아니다. 그는 데이지가 사고 후 남편과 떠난 후에도 그리고 죽기 전까지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맹목적인 만큼 그에 오는 배신감이란 큰 것이고 이것은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오는게 대부분이라면 개츠비의 사랑은 그런 것을 초월한 것이라 그가 위대한 것이었기에 나에게는 읽어보아야 할 고전 명작을 넘는 그 이상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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