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드 라이프 - 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목록에만 적어 두는가
조니 펜 외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버킷 리스트라는 말은 김선아가 나온 드라마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암에 걸린 여주인공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작성하고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는 이야기. 뭐 거창하게 버킷 리스트라고 이름붙일 만큼은 아니지만 누구나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이 한가지 이상은 있을 것이다. 여기, 평범한 4명의 젊은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각자 누구나가 그렇듯이 힘든 시기를 거처왔고 그 시련들을 이겨내보고자 한데 뭉쳤다. 그리고 '죽기전에 하고싶은 일 100가지' 목록을 만들고 하나씩 실현해 나간다.

 

처음에 이 목록을 봤을 때 느낀 것은 한마디로 '미친놈들' 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사소하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정신의학적으로 정말 미친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항목들이나 도저히 실행이 불가능할 것 같은 일까지 보통사람들 이라면 꿈조차 꾸지 않을 것 같은 항목들이 많았다.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 목록들은 대부분이 실행되었다는 삭제의 줄이 그어저 있다는 것!

 

서두에서 짐작컨데 나는 이들이 이 목록을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 에피소드를 짐작했지만 예상은 빛나갔다. 중간 중간 몇가지 항목들의 실행 수기가 실려있기는 하지만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이들이 여러사람들에게서 듣거나 받아 둔 소망들의 목록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타인의 소망들을 이 네 사람이 이루어주는 수기도 실려있다. 이들을 보면서 나도 한번 이런 목록을 만들고 실행할 계획을 세워봐야 겠다는 처음 생각과 달리 지금은 목록을 작성하되 단지 나를 위해서만 인생을 소망하지 말고 타인을 돌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이 되는 삶이 되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들이 이 목록을 실행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다른사람의 소망을 이루어 주는 마음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기부를 많이 하는 가수 김장훈이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돈이 여의치 않은데 기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꼭 어디선가 돈을 마련할 수 있게된다는 이야기, 어쩌면 남의 소망을 이루어 주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이루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일들이 자신들의 소망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그들의 목록을 실행해 나가는 수기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아쉬움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소망과 이야기를 소중히 들을 줄 아는 네 사람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죽기전에 꼭 해보아야 겠다는게 없다는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미친놈들이라고 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보면 진짜 살아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황당한 일일지라도 한번쯤 진짜 인생에 미쳐보는것도 지금 '죽은 것' 같은 내 삶 보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딱히 의미가 없는 '죽은 것' 같은 삶이라면 이들이 좋은 자극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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