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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나르는 천사의 빵
타이라 미즈키.우사미 후사코 지음, 이정훈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12월
평점 :
주문한 빵이 9년만에 배달되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동안의 시간이라면 주문한 일도 잊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빵은 결코 잊을 수도, 그 시간을 기다리고서라도 받고 싶은 빵일 것이다. 그야말로 명품 한정 백보다 더 구하기 힘든 빵인 것이다. 빵 하나가 어찌 그런 귀한 대접을 받느냐면 만드는 사람이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 빵을 만든 사람은 타이라 미즈키라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이다. 한 때 건강한 경륜선수로 활약했고, 한눈에 반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살아가던 평범한 청년. 어느날 불의의 사고로 경륜 선수로의 생명이 끝난다. 절망할 수 밖에 없는 그에게는 사랑과 헌신의 아내가 있었고, 재활치료로 우연히 만들게 된 제빵이라는 또 다른 길이 있었다. 재기를 꿈꾸지만 좌절되고 아내의 격려로 다시 제빵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이때부터 평범하던 청년이 만든 빵은 '천사의 빵'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해진다. 빵을 주문한 사람들에 대해서 알고,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온갖 정성을 다해 3시간만에 빵 한 개를 만든다. 정성만이 아니라 이 빵은 재료에서도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대량으로 생산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좋은 재료를 직접 구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주문하고 잊고 있었던 빵을 9년만에 받거나 잊지 않고 기다리다 몇년 만에 받더라도 화가 나기는 커녕 특별하고 감동의 맛의 빵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빵을 주문한 사람들도 특별하다. 격려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은 이 빵을 먹고 위안과 힘을 얻는다. 이런 편지를 받는 타이라 미즈키 또한 같이 힘을 받아 더욱 더 열심히 빵을 만들고 삶에 힘을 얻는다. 천사의 빵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이 빵을 직접 맛볼 수는 없지만 그의 이야기 만으로도 누구나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