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행복하라 아이처럼 행복하라
알렉스 김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유치원 교사를 하는 친구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연수를 받는 동안 친구가 맡고 있는 반을 잠시 맡아달라는 것. 낯선 일이지만 하겠노라고 하고 짧은 유치원 생활을 시작했다. 힘든 일이었다. 물론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단순히 돌보는 일이 아닌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힘든 와중에도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내가 돌보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일치감치 잃어버린 아이들의 순수함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던 일이 있었다. 내가 맡은 받은 5세반인데 어느날 말썽꾸러기 두 아이가 다투는 일이 있었다. 화해를 시키기 위해 잘못을 한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고 했다. 다투고서 금새 사과를 할까 하는 염려와 달리 친구를 보며 "미안해" 라고 했고 사과를 받은 아이는 "괜찮아"라고 답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 아이들이 단순히 내가 시켜서 했던 말일까? 아니다. 그 아이들의 말은 진심이었다. 아이들의 눈빛에서 난 그것을 느꼈다. 그리고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방과 후에 집에 가지 않은 아이를 본 적이 있는데 내 품에 안겨었던 아이가 갑자기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나에게 말했다. 당황스러웠지만 나도 금방 "선생님도 OO 사랑해"라고 말해주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말이었다. 그 아이가 무엇을 위해 날 사랑한다고 말한 것이 아닌 그저 순수한 마음에 나온 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이 유치원에서의 힘든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더불어 잠시나마 내 마음이 그 순수함으로 '치유'받은 느낌까지도 받았었다.

 

이 책에서도 나는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더 이상 예쁠 수 없는 순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세계의 많은 아이들의 사진과 작가가 그 아이들에게 배웠다는 많은 기억들을 담은 짧막하고 담담한 글들은 비록 서툴지라도 진심으로 마음으로 느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글이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나는 그게 더 좋았다. 아이들의 미소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니까.

 

내가 유치원과 이 책에서 느꼈던 건 행복감과 동시에 안타까움이었다. 어린시절 순수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그 순수함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어느덧 때묻고 거칠어진다. 꼼수가 넘처나는 세상에 이런 아무것도 묻어있지 않은 아이들의 미소처럼 '순수함'이 많이 없다는게 안타까웠다. 비싼 돈을 주고 전문가에게 받는 'Healing'도 좋겠지만 그 보다 가까운 놀이터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만 보아도 치친 마음을 '치유'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잠시나마 지친 당신들에게 'Healing Book'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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