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갈색머리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외롭게 태어난다
타오 린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과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은 이 책은 내용 또한 내가 읽어 본 소설 중에 가장 유니크했다. 총 9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번째 단편을 읽어보면 단번에 쉬운 소설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단편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청춘의 외로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우울감과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래 많은 상도 받았고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할 만큼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그저 나와는 안맞다고 하자. 읽으면서 몇 번이나 앞을 돌아와 읽어야 할 만큼 심오한 언어와 작가의 세계는 내게는 좀 어려웠다. 복잡한거 딱 싫어하고 술술 읽히는 소설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누가 읽어도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중간중간 뭔가 공감가고 마음을 툭 건드리는 문장들의 등장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랄까.

 

 

 

좋아하는 것은 시작하는 것이자 새로운 것이었다. 좋아하는 것은 유연하고 호기심을 일으키는 날개들이 자라날 때에 해당되는 감정이고, 반면에 사랑하는 것은 그 날개들이 점점 더 자라서 타르를 입힌 방수 시트처럼 두껍고 꼴사나워지다가, 마침내 지퍼 달린 시체 운반용 부대처럼 우리를 완전히 뒤덮어 질식시킬 때에 해당되는 감정이었다. -42p

 

 

사랑에 관한 표현마저도 정말 독특했던 타오 린의 단편집은 분명 아주 대중적이지는 못할 것 같지만 워낙 독특하고 다양한 소재와 필체의 매니아들이 많은 만큼 유니크한 소설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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