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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비밀노트
크리스티나 스프링거 지음, 한성아 옮김 / 솔출판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유행하고 있는 러브매칭 TV 프로그램 중 'THE ROMANTIC' 이라는 프로가 있다. 당장 사랑에 빠지고 싶은 낭만적인 유럽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프로를 보면 취향셔플이라는게 나온다. 남녀 각자의 취향에 맞춰 데이트 상대를 매칭하는 방법인데 여기서 적어도 2번 이상 취향이 맞아 만나면 거기 나오는 남녀는 그 살람이 자신들의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 사람에게 더욱더 호감이 가게되는 걸 볼 수 있었다. 사실 취향만으로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이 만나는 데 있어 공감대 형성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게 아닐까?
커피 취향을 통한 소녀의 귀여운 러브매칭을 그린 <에스프레소 비밀노트>는 일단 내 커피취향은 어떤 커피와 맞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읽기를 시작했다. 커피에 관한 에세이에서 잠깐 커피를 통한 매칭 통계를 본 적은 있지만 소설로 접하니 더욱 재미있었고 10대들이 주인공인 만큼 풋풋하고 술술 읽히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제인이 결국은 자신의 진정한 짝을 찾는다는 뻔한 이야기일 지언정 그 과정속에서 커피향이 솔솔 나는 제인이 일하는 그 곳으로 당장 달려가고픈 마음이었다. 단순하고 다소 유치한 로맨스 취향의 나로써는 좋아하는 커피를 소재로 만든 신선한 이야기가 충분한 재미를 주었다.
딱 하나, 정말 나에겐 치명적이랄 만큼의 단점이라면 바로 번역에서 보였다. 외국소설의 번역서인 만큼 번역자의 필체를 어쩔 수없이 읽어야 하는데 소설에서는 다소 쓰기 경박해 보이는 듯한 지극히 매신저나 카톡에서나 평소에 대화할 법한 말투가 너무 거슬렸다. 아무리 청소년들이 주인공이고 특별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소설이 아니지만 이건 너무했다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 원서의 말투가 어찌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극히 너무 요즘 한국에서 쓰이고 있는 인터넷 말투가 거슬렸다. 평소에 어떻게 말을 하건 어떻게 대화를 하건 이런 식의 말투나 필체는 소설에는 너무 안맞고 경박해 보이는 것 같다. 이런게 거슬리지 않는다면 상관없겠지만.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사람은 단순명쾌한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이란다. 커피의 종류는 거의 다 좋아하지만 가장 즐겨 마시는 커피는 아메리카노인데 여기에 맞는 상대 커피가 안나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피 한잔과 함께 귀여운 중매쟁이 제인의 러브매칭 스토리에 빠져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