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이다 - 만나고 헤어지는 일, 그 안에 사람이 있다
곽정은 지음 / 달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버라이어티라는 말은 예능의 신 유느님 유재석이 나오는 TV예능에만 쓸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세계에는 70억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고 그 중 대한민국은 국가 면적에 비해서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그 만큼 오밀조밀 사람과 부딪힐 일이 많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름이 같은 사람은 많을 지언정 일란성 쌍둥이가 아닌 이상에야 얼굴도 성격도 다른게 사람이라는 종족의 특징이다. 그야말로 버라이어티의 총체가 아닐런지.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미실도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고 파워임을 강조한 적이 있어 그렇게도 덕만 공주의 유신을 탐내며 가지려 하지 않았던가. 그 만큼 사람과의 관계, '내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가 가장 가치있는 재산이며 관계 유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패션 매거진의 기자인 저자 곽정은은 하루에 100장 이상의 명함을 쓸 만큼 많은 사람을 만난다. 이 책 '내 사람이다'에서는 그녀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에 관한 경험담과 감상, 사람에 대한 조언 등을 말한다.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 힘이 되었던 사람, 그냥 이상했던 사람, 반전이었던 사람 등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해왔지만 그녀는 사람을 많이 만나도 모르겠는게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 거 보면 정말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협소한 인간관계에서 조차 상처받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던 나였는데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해서 그런 것이 없어지지가 않는 다는게 다소 충격이었고 동시에 이상하게 위안이 되었다. 당장에 타인 나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소리를 들으면 '니가 날 알아?'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을 때 보면 알수 있는 것 같다.


마구잡이 식의 경험담과 나 잘났네 하는 에세이와는 다르게 사람도 분야를 나누어 조언을 주고 있다. 사랑, 일, 사람들, 일상의 네가지 챕터를 나누어 사람을 이야기 해주고 특히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람의 특징을 꼬집어 붙여진 닉네임이 읽으면 읽을 수록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다. 복잡하지 않고 잔소리 같지 않은 그냥 내가 아는 언니가 해주는 이야기 같아서 단숨에 후루룩 읽히는 흡인력이 있었다. 근데 뭐 다 좋았다고 하면 좀 거짓말 같고 이런 저런 몇가지는 나와 생각이 다른 점도 있었지만 나빴던 기억이 있었던 사람들도 나쁘게만 보이지 않고 인생의 경험으로 보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아 새로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조금이라도 '내 사람'이 생긴다는 걸 알게됐다. 여기서 문득 궁금한 점 곽기자 언니가 날 만나면 뭐라고 닉네임을 지어줄까..? 스스로 짓자면 '시니컬Y' 쯤이 될까?


사람에 상처받고 새로운 사람이 두려움이 있거나 사람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큰 공감을 주고 따뜻한 위로와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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