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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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레싱은 <특별한 고양이들 그리고 루퍼스> 로 처음 만났었는데 다른 고양이프렌들리한 작가들이 졸라 간질갈질오글토글한 글들을 써제끼며(노튼시리즈가 대표적...ㅋㅋㅋ물론 그것도 나름 좋아하지만) 고양이 똥구멍핥기에 여념이 없을 때 기묘한 죄의식과 연민이 섞인 고양이관찰기를 써낸 그녀가 참 좋았었다.  이 책의 문체도 역시나 건조하기 그지없다. 

민음사 번역은 몹시 거슬리지만 오멘을 연상시키는 오싹한 (표지가 좀 굳ㅎㅎ;;) 소설로, 거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침떼는 냉랭한 태도가 좀 짱임.  

두루두루 둘러봐. 만약 내가 그를 죽게 내버려두었다면 그럼 우리 모두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는데,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고 그래서...
자신이 속한 사회가 신봉하고 지지하는 가치관으로 판단해 볼 때 그녀는 벤을 그 장소에서 데려오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그려나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의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가족모두에게 .. 특히 폴의 경우가 가장 나빴다.

 


“우리는 벌받은 거야. 그 뿐이야.” 그녀가 말했다.

“무엇 때문에?” 방어적으로 남편이 말한다.

“잘난 척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그녀가 말했다.

"헛소리! 이건 우연이야. 누구나 벤 같은 애를 가질 수 있어. 그건 우연히 나타난 유전자야, 그것뿐이야"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우린 행복해지려고 했어!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아니, 나는 행복한 사람을 만나 본 적이 결코 없어.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되려고 했지. 그래서 바로 번개가 떨어진 거야." 


자신의 삶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그녀는 육체의 껍질이 한 겹 벗겨진 것 같았다. 물론 진짜 표피는 아니지만, 아마 눈에 보이지도 않고 사라지기 전까지는 전혀 의심해 보지도 못하는 형이상학적인 본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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