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의 미학
손종흠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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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 시절, 고전이라는 교과목이 있었다. 어려운 한자로 된 한문소설, 옛글자로 표기된 고전시가들을 줄치고, 외우면서 머리가 지끈지끈하곤 했다. 단지 입시에 출제된다는 이유로 수업을 들으면서 왜 이걸 해야하나 지루해 했고, 지금은 그 내용이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올해 개교한 대안학교 “샨티학교”에서 국어와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국어와 역사를 함께 묶어서(이른바 통섭) 한 수업으로 해보면 좀 더 흥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고전문학에 나타난 역사적 배경을 중심으로 역사수업를 재구성해 보려고 했다.

2학기 수업을 준비하면서 눈에 들어온 책이 ‘한국시가의 미학’(손종흠 지음)이다. 예전에 방송대에서 손종흠 교수의 ‘고전시가론’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어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더 반가왔다.

한 편의 시가가 만들어 내는 예술적 아름다움은 내용적 요소로 작용하는 소재, 정서, 사상 등과 형식적 요소로 작용하는 율격, 구조, 수사법 등의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완성된다.

지은이는 한국 고전시가의 예술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국 고전시가-향가, 속요, 시조, 가사-가 지니고 있는 미학적 특성을 밝혀내고 있다.

지은이는 왕권국가의 성립과 신분의 분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가는 고려시대까지는 신과 인간이 마주하는 방식의 문화현상을 반영하는 형태인 삼구육명-향가, 속요-을 핵심적인 특성으로 하고, 조선시대에는 자연과 인간이 마주하는 방식의 문화현상을 반영하는 형태인 사구팔명-시조, 가사-을 핵심적인 특성으로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책는 학술적인 전문연구서 성격이 있어, 읽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소재와 미학, 사상과 미학, 시간과 미학, 구조와 미학, 공간과 미학, 수사법과 미학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어 옛 시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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