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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방 - 치매 엄마와의 5년
유현숙 지음 / 창해 / 2021년 7월
평점 :
로봇 팔이 정교한 수술에 도움을 주고 있는 21세기 현재에도 정복되지 않은 병중의 하나가 치매입니다. 알츠하이머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완벽한 치료제도 없습니다. 다른 질환과 다르게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이 무너지고 함께 생활하는 가족까지 고통을 받는 치매는 누구에게나 갑자기 발현될 수 있는 질환이기에 더 큰 두려움의 대상일 것입니다.
저자가 치매를 앓게 된 엄마와 함께한 5년이라는 시간은 책을 통해서 봤을 뿐인데도 정말 참혹스러웠습니다. 저자의 어머니는 영어로 기본적인 질의응답이 가능한 정도의 지식을 갖춘 분이셨고, 아침저녁으로 샤워 후 향수까지 뿌리실 정도의 분이라고 나옵니다. 그랬던 분께서 기본적인 배변마저 어려워하시는 모습을 본 저자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그 암담한 마음은 자연스레 ‘우리 엄마가 치매를 앓게 된다면..’이라는 가정으로 저에게 넘어왔습니다. 과연 내 시간과 맞바꾼 엄마의 시간이 행복할 수 있을까? 시간을 넘어서 체력, 사회생활, 대인관계를 맞바꿔야 하는 환자 가족의 생활은 생각만 해도 한숨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치매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운 치매환자와 그 가족의 24시간이 여과 없이 서술되어 있어서 처음 읽을 때는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치매는 저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이 책을 읽어보신다면 부모님을, 주변 사람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인구도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 등을 시행하면서 치매환자 및 가족을 위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환자 가족들에게 실제 와 닿는 정책서비스는 적다고 합니다. 저자도 책 중간중간 요양보호사의 정기적인 재교육의 필요성, 센터의 관리 등 치매환자를 돌보기 위한 시스템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치매가족과 예비 치매가족이 읽어보시면 다른 누군가도 함께 어려운 시간을 헤쳐 나가고 있다는 위안이 되어줄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