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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해부학자 - 명화로 읽는 인체의 서사 ㅣ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재호 지음 / 어바웃어북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관에 전시되어진 그림들을 보면 어쩜 이렇게 사진처럼 잘 그려놓았을까 하고 한참을 바라보게 됩니다. 지금이야 사진을 출력해서 옆에 두고 보면서 그리면 사진처럼 그리기 쉽겠지만, 1500년대의 그림 속에 생생하게 표현된 인물들은 어떻게 그려졌기에 볼의 온기까지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걸까요? 특히 신체의 비율이 매우 자연스럽고, 세세한 핏줄까지 그려진 그림을 보면 그 작품의 예술가 머릿속에 인간의 해부학 지식이 들어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 책은 해부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의과대학에서 해부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재호 교수님이 함께한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의 해부학자 편입니다. 이전에 화학자/인문학자/의학자/수학자/물리학자 편이 있어 각 권마다 다른 해석과 함께 명화를 감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해부학은 의사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토대가 되는 학문이며, 본과생이 되는 첫해에 해부학을 배운다고 합니다. 저도 의대생은 아니지만 인체의 기초가 되는 뼈, 그리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근육들이 명화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 또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궁금하여 해부학자 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의술 발전을 위해서 인체를 해부한다는 것은 익히 들어봤지만, 예술을 위해서 사람의 몸을 해부한 예술가를 들어보셨나요? 인체를 보다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 30구가 넘는 시체를 해부한 예술가.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야기입니다. 그가 남긴 해부도는 현대 해부학자들도 놀랄 만큼 세세하다고 하는데요. 이들이야말로 해부학 발전의 숨은 공로자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명화를 통해 뇌, 허파, 근육, 핏줄들을 하나씩 보고 있으니 해부학 교재에서라면 무턱대고 외워야하는 인체 용어들이 익숙하게 다가오고, 그와 관련된 신화, 종교, 역사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현대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화가 고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고흐는 강렬한 노란색을 즐겨 쓰기로 유명한데 그 이유가 고흐의 눈. 망막과 연관이 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니 생각도 못했던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명화들은 종교나 신화, 역사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체와 관련된 명화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로 볼 수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꼭 해부학 지식을 습득하고 싶은 분이 아니더라도, 올 여름 명화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