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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 - 차상곤 박사와 함께하는 층간소음의 모든 것
차상곤 지음 / 황소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 좀 의아했습니다. 아파트에 살면 안 된다는 ‘당신’은 층간소음의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죠. 발망치를 찍어가며 층간소음을 유발하는 가해자가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에 살면 안 되는 건지, 아니면 아주 작은 진동에도 이건 층간소음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피해자가 아파트에 살면 안 되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파트(공동주택)에 살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이 서평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층간소음 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아보셨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고, 누군가는 그 민원에 대해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중재자의 역할을 20년동안이나 해오신 차상곤 공학박사님의 노하우가 담겨져 있는 책입니다.
층간소음 전문가라고 하지만 개인으로써 많은 분쟁을 다 해결 해내기엔 절대 쉽지 않았을 것이고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층간소음이라는 것은 단순히 윗집과 아랫집의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 구조라든지 지자체의 주택 건설 기준, 규정이라든지 여러 문제가 얽히고설킨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국내 최초로 층간소음 민원 상담 방법 및 층간소음 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층간소음 관련해서 가해자는 소음충, 피해자는 예민충이라는 날선 별명을 붙여서 서로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사람에게 벌레 충(蟲)을 붙여 부르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런 별명까지 붙을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살인사건도 일어날 정도이니까요.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한 채에 78억이나 하는 한남더힐에서도 층간소음 때문에 분쟁이 일어난다하니, 가격을 막론하고 층간소음은 비켜갈 수 없는 문제인가 싶기도 합니다.
저 또한 집에서 뛰면 안된다라고 배우고 자랐고, 저의 아이들에게도 뛰면 안된다라는 말을 되물림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깡충깡충 토끼같이 뛰어다니는 아이들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뛰면 안 된다 말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1층 독채펜션에 놀러 가면 제일 먼저 ”엄마 여기에서는 뛰어도 돼?“라고 묻는 아이들이 짠하다 느껴진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책 속에 층간소음 관련해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만한 책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어요.
책 속의 저자가 겪은 경험담들을 보고 있자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웬만한 층간소음 피해사례는 여기 다 모여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층간소음에서 벗어나고자 이 책을 펼치신 분이 이 수많은 사례를 읽으신다면 나보다 더한 곳도 있네... 하고 느끼실 법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층간소음 관련하여 도움 받을 수 있는 곳의 정보도 나와 있고, 상대적으로 층간소음이 덜하다는 기둥식 구조의 아파트 리스트들도 유용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층간소음에서 탈출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그렇다면 지혜롭게 층간소음을 대처할 줄 알아야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됩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