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 부활이냐 형벌제도 폐지냐
루크 훌스만 지음 / 사람소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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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형제 부활이냐 형벌제도 폐지냐


법학공부를 부전공으로 했지만 이 책에 나오는 주장들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형벌제도를 없애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형벌이 없어지면 이 세상이 범죄가 만연한 세상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형벌이 완벽하게 없어져본 세상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상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인식되어지므로 형벌이 없어지면 당연히 범죄세상이 될 거라고 묵인하고 만다.


루크 홀스만의 기본적인 생각은 형벌제도를 통해 범죄가 구성되고 형벌제도를 통해 범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진보적인 운동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법학 분야의 새로운 진보의 발언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현실을 되짚어 보면 철저하게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구도를 지켜나가는 사법구조 안에서 제대로 된 법치의 실현이 가능할까에 대한 물음은 다분히 부정적인 대답을 가져다 준다. 무권유죄 유권무죄가 되는 세상, 폭력배들을 동원해 아들의 보복을 돕는 재벌총수가 감옥에 들어가 며 칠 만에 다시 나오는 장면이나 수십억의 뇌물을 바친 기업인들은 집행유예로 사실상의 면죄부를 (언제나) 부여받는 장면은 우리 국민들에게 이미 충분히 법치의 정의가 상실된 나라라는 것을 공표하고도 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물결이 일어야 한다면, 실질적인 법의 정의의 실현을 위해 많은 것이 변해야 한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도 충분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분적으로 보이는 문법적 오류나 매끄럽지 않은 표현들이 눈에 띄이기도 하지만 내용이 신선하고 파격적이어서 묻히고 만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 어느 수업에서 연쇄살인범에 대한 무조건 사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하여 토론을 했던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조건적 살인범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형이 국가의 정당방위 국민의 정당방위라는 데에 동의를 하며 죽어있는 사형제도가 다시 숨을 쉬고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그 거센 틈바구니에서 우리 사회가 지어야할 책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그 사람이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도록 내몬 사회의 책임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주장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저 그 사람을 사형이 아닌 무기 또는 교화의 방법을 택하고자 했다. 나의 주장이 이미 그 상황에서는 상당히 진보적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런 것들도 필요 없는 것이었음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진정한 진보란 현재의 틀을 과감하게 부수는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을 바탕으로 건강한 형벌제도가 새로이 생겨나고 때론 부당한 제도가 순식간에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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