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팥쥐, 신데렐라 이야기, 장화홍련전..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란 이야기는 모두 '콩쥐'가 주인공이다. 팥쥐는 그저 조연에 불과하다. 이런 옛이야기들 때문일까, 선생님이 송화를 붙잡고 물어본 것처럼, 팥쥐 어머니가 콩쥐에게 잘 하면 그럴리없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반대로 콩쥐를 조금만 혼내고 소홀히 하는 것 같으면 그것봐라 라는 시선을 받는다. 요즘 점점 늘어나고 있는 '팥쥐'들에게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게 새롭게 다가왔다. 적어도 내가 본 책 중에서는 팥쥐가 주인공인 책은 팥쥐일기가 처음인 것 같다. 이런 책이 너무 늦게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린이들이 책으로 늘 보던 주인공의 입장만 아니라 그 반대편의 입장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원치 않게 팥쥐가 된 아이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을, 주변에 팥쥐나 콩쥐가 된 친구를 둔 아이들에게는 머릿 속에 심어진 선입견을 벗어나 좀더 열린 마음으로 친구를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게 돕는 책이다. 제일 중요한 건! 깊고 아픈 주제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힐 정도로 글이 재미있다. 물론 멋진 그림도 빼놓을 수 없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