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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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정신줄을 놓고 산 것 같다.

이 소설 일큐팔사는 놀라울만큼 강렬한 매혹이다.

영화나 게임, 그리고 드라마에 밀려 소설의 시대는 갔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일큐팔사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것도 이 소설만큼 강렬하게, 정신없이 나를 휘몰아가진 못했다.

몇일이라는 시간을 완벽하게 나를 사로잡은 것은 없었다. 

 

두 번 읽었는데, 두 번 모두 완전히 1Q84년에서 한 세월 보낸 것 같다.

정신줄을 놓을 여유가 없는 사람은 일큐팔사를 펼쳐드는 걸 미루는 게 좋다.

일단 잡았다하면 모든 것을 잊고 말 것이니까.     

 

생애를 지배하는 어느 한 순간이 있다.

모든 것을 쏟아놓는 한 순간이 있다.

 

아오마메는 방과후 교실에서 덴고의 손을 꼭 잡는다.

그리고 그의 눈을 깊게 쳐다본다.

그 한 순간 아오마메는 모든 것을 쏟아놓았을 것이다.

어쩌면 죽음도 각오한 한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순간이 덴고에게는 생애를 지배하는 한 순간이 된다.

덴고는 그때 갑자기 손을 붙잡힌 채 의아한 눈빛으로 아오마메의 눈을 바라보다가

그만 그 눈속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투명한 깊이”를 보고 만다.

 

그리고 20년이 흐른다.

아오마메는 스포츠클럽 강사이자 킬러로 자라고,

덴고는 입시학원 수학강사이자 소설가 지망생으로 자란다.

그들은 각기 다른 하늘 아래를 걷는다.

가슴속에는 서로를 담았던, 지배했던 그 한 순간을 간직한 채로.

 

2권을 손꼽아 기다린다.

2권까지 읽고 리뷰를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문득 생애를 지배하는 “한 순간”이 내게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덧) 오자를 신고하면, 가장 먼저 신고하는 사람에게, 10만원 상당의 책을 준다는 말에 열심히 오자를 찾았다. 27쪽에서 딱 하나 발견했다. 그외 낯선 단어들은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해보니 모두 올바른 우리말이었다. 오자 찾는 덕분에 공부 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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