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 따뜻한 위로와 요구리 한 모금

개욕탕 ㅣ 바람그림책 153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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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물속에서 노글노글 몸을 녹이고 몽글몽글 거품을 낸 수건으로 몸을 박박 밀고 나면 쌓인 피로도 복잡한 머리도 깨끗하게 씻기는 듯한 곳, 바로 목욕탕.

그런데 여기 목욕탕이 아니라 ’개욕탕‘이 있다.
‘강아지들이 목욕하는 곳인가?’ 귀여운 강아지를 떠올리며 눈을 반짝이다가, ‘개’로 시작하니 혹시 안 좋은 의미일지 잠시 고민하다가도 내용이 궁금해서 서둘러 첫 장을 펼치게 되는 매력적인 제목의 책!

깊은 밤 따끈따끈한 욕탕을 찾은 개들이 속상한 일도 오늘 들은 나쁜 말도 몽글몽글 거품과 함께 씻어내는 것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후련해진다. 둘러앉아 벅벅 등을 밀어주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위로와 요구리 한 모금의 시원함까지!

집에서 사는 강아지도, 길에서 사는 강아지도 나름의 고됨이 있겠지. 정말 개욕탕이 있어서 이 아이들의 마음을 씻어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이왕이면 고양이 목욕탕도.

개욕탕을 읽은 오늘은 아이들과 속상한 마음을 유리에 쓰고 뽀득뽀득 지워보는 것도, 둥그렇게 둘러앉아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주는 것도 해보면 어떨까?!

SOO] 책 보는 까만 애벌레

책 보는 까만 애벌레 - 한글 이중모음 그림책 ㅣ 감동이 있는 그림책 43
노은실 지음 / 걸음동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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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실 작가가 또 다른 한글 그림책을 세상에 펼쳐보인다. 전작인 무지개 애벌레에 이어 이번에는 까만 애벌레와 함께 글자 배우러 가볼까?

까만 애벌레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ㅝ, ㅙ, ㅘ, ㅞ, ㅔ, ㅢ'의 다섯 글자를 재미있는 의성어, 의태어와 함께 배울 수 있다. 글자 뿐 아니라 그림에 사용된 다양한 미술 표현 방법을 탐색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봐도 좋겠다. 마블링이나 물감떨어뜨리기, 콜라주 등을 사용하여 친구들과 왁자지껄하며 의초롭게 놀면서 읽어도 재미난 그림책이다.

Soo] 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

초록 애벌레를 싫어한 왕자 ㅣ 작은별밭그림책 13
황이원 지음, 박지민 옮김 / 섬드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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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왕자의 소원에서 시작된 일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함께 지켜야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에 대한 문제이다. 주제의 무거움은 8살 아이가 그린 것 같은 천진한 그림과 왕자의 모험으로 가벼워보이도록 잘 풀어내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볼 때도 재미있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볼 질문>
규칙을 한 사람의 마음대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규칙을 만들 때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가?
공정한 규칙이란 무엇일까?
규칙을 만들기 전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
모두가 동의하는 규칙은 만들 수 있을까?
다수결로 규칙을 만든다면 어떤 점을 조심해야할까?

이런 질문들을 아이들과 나누고 교실에서 혹은 가정에서 지켜야할 규칙을 만들 때 이 책을 활용한다면 좋겠다. 고맙게도 책을 감싸고 있는 표지를 열어보면 아이들과 쉽게 토론할 수 있는 활동지도 제시해주었다.

8살 왕자의 소원에서 시작된 일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살펴보고 함께 규칙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아이들에게 공정에 대한 개념이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