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나는 어느 지점에서

과거의 나의 모습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 모습은 분명

영사기에서 비춰내는 듯이

내 앞에 객체화 되어 보여지고 있지만

그 시기에 내가 느꼈던 느낌은

너무나 선명하게 느껴져와서

힘들어지곤한다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로 흘러가는게 아니라

지금의 내 모습과 함께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나가는

무수한 내가 동일선상에서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면서

마치 동시상영을  하듯 존재하는거같다

 

적막한 지하 주차장을 올라오는데

문득

기둥사이로 걸어가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

가슴이 져려온다

지금의 나와 십여년전의 내가 마주 보고 서 있다

그 순간,

나는 잊어버린다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과거도 현재도..

실존하는 건 가슴께로 느껴지는 아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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