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을 받아들고는 호러 소설이라더니 역시나 무서운 얘기인가봐 하는 생각이 들만큼 표지부터 소름이 돋는듯 했다. 온통 빨간색에 시커먼 글씨와 머리에 풀이 돋아난 소녀인지 소년인지 기묘한 그림이....옆에 있던 딸아이가 무섭고 징그럽다며 겉표지를 벗기고 보란다. 악 소리를 지르면서도 공포영화를 끝까지 보는 심정으로 그냥 보기로 했다. 하지만 한장 두장 넘어가면서 공포보다는 재미있는 동화를 읽는 느낌이 든다. 슬픈 동화를. <바람의 도시>에서는 고도에서 태어난 렌의 슬픔이 가슴에 젖어든다. 바깥세상을 바라보던 슬픈 그의 눈이 어디선가 나를 보고 있지 않을까 흠칫 몸서리처지기도 한다. 이제는 거목이 되어 고도를 지키고 있으리란 생각에 그의 눈이 더이상 슬퍼보이지는 않는다. <야시>는 없는게 없는 무엇이든 살수있는 야시장이다. 심지어 재능이나 자유같은 형태가 없지만 진심으로 원하는 것들도 살수가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야시는 거래를 하는 곳이다. 반드시 무언가를 사지않으면 빠져나오지 못한다. 동생을 팔아 재능을 샀던 유지가 동생을 사는 댓가로 xx을 내놓을 때, xxx가 동생이란 사실을 알게되었을 땐 야, 정말 재미있는 반전이었다. 야시를 읽으며 나라면 무엇을 살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재물? 아무리 많은 재물이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으니까 건강? 건강하지만 지지리 궁상으로 산다면? 사랑? 행복?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없는지도 모른다. 일단 지금으로서는''라고 하던 이즈미의 말처럼 지금으로서는 현재에 만족하고 사는 것 말고는 별다른 수가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기묘하고 토할 것 처럼 잔인한 호러가 아닌 슬픈 환상 동화 두편을 읽은 느낌이고 많은 생각을 갖게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