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리즈는 또래 아이들과 많이 다릅니다.
키도 또래보다 10cm정도나 작고 친구들도 좋아하지 않지요.
또 다른 주인공인 리타 할머니는 비슷한 연배의 할머니들보다
10cm정도 더 크고 혁명적인(?) 할머니구요.
이렇듯 나이도 키도 정반대인 두사람에게도 공통점이 많아요.
고집불통에다 단호한 성격. 그리고 잘난척하는 의사가 아닌
진실한 의사를 원한다는것.
공통점이 많은 두사람이 자연스레 진실한 마음의 친구가 되었다가
헤어져서 다시 만나는 과정을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린 이야기네요.
이 책을 읽으며 제 딸과 친정엄마가 떠올랐어요.
또래에 비해 리즈처럼 작진 않지만 고집불통인 딸.
치마나 레이스 달린 옷이나 여성스러운건 절대 입지 않고 머리도
언제나 말총머리만 고수하는 딸과 리즈가 어쩜 그리 비슷한지...
매일 아침마다 옷 때문에 머리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고 결국은
두 손 두 발 다들고 이제는 체념상태랍니다.
친정엄마 또한 한번 고집을 세우면 절대 꺾지 않고 결국 원하는대로
하시지만 리타 할머니처럼 마음이 한없이 따뜻하고 외손녀에겐
언제나 최고의 할머니시죠.
이 책을 읽으면서 딸과 친정엄마의 맘 속을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이
드네요.
예쁘지 않다고 머리가 까치집이라고 놀리는 엄마와 친구들 얘기에
리즈는 '예쁘지 않아도 상관 없어!' '그깟 머리 따위 관심없어!' 라고
생각하지만 '정말로 상관없다거나 진짜로 관심이 없는건 아니죠!'
라는 속 마음에 웃음도 나고 귀엽기도 하네요.
제 딸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언제나 관심없는 척 하지만 거울 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걸
보면 전혀 관심이 없는건 아닌가 보다 싶어 안심(?)이 되기도 해요.
리타 할머니처럼 조금만 아이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루만져 준다면 저도 아이와 진실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요.
아이와 할머니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진실된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친구가 될 수 있다는걸 알게 해준 참 예쁘고 따뜻한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