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샘터어린이문고 46
하신하 지음, 이작은 그림 / 샘터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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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하/이작은] 꿈짜면 곱빼기 주세요! / 샘터 출판 / 출간일 2014-02-20. 

 

여러분의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요즘 어린애들은 거의 연예인을 꼽는다곤 하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많은 아이들이 위인전의 영향이었는지 과학자나 대통령을 꼽곤 했었습니다. 저도 어린시절 학생기록부를 뒤져봤더니 초등학교 때는 과학자라고 적었다가 중학교 때 의사로 바뀌고 고등학교 때는 치과의사로 점점 구체적이고 돈도 잘 벌듯한 직업으로 변해가고 있더라구요. 꿈이 현실적으로 된다고 생각해야할지, 아니면 세속적으로 변해간 건지는 모르겠네요.



물론 현재는 그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꿈은 꿈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동서를 받아보다보니 이 책을 아이들이 읽으면, 혹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생각을 하면서 읽게되는데 이 책은 여러모로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준 책입니다. 장래희망을 찾지 못한 '수리'라는 친구가 정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다룬 책을 통해서, 아직 장래희망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은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주는 부모님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겠더라구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가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재능을 보이는지 이야기를 나눠보고 부모님도 어렸을 때는 어떤 꿈을 가졌고 지금은 어떤 일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꿈을 가지는 데 도움도 되고 부모님들도 옛 생각을 떠올려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좋은 책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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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 선생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남진희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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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로베르토 볼라뇨의 <팽 선생>(2013)


[로베르토 볼라뇨] 팽 선생 / 남진희 역 / 열린책들 출판 / 출간일 2013-11-30 / Monsieur Pain (1994년).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접했던 작품이 없었기 때문에 <팽 선생>의 첫 페이지를 넘길 때는 마치 소개팅에 나가기 전에 꽃단장을 하며 상대방을 기대하듯 두근거리는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드는 느낌은....

"이게 뭔 소리야..." 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런 느낌이 들었던 소설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였습니다. 그때도 책을 다 읽자 마자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되었는데 이번 볼라뇨의 <팽 선생>도 똑같은 경험을 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읽을 때에는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단서와 작가의 암시들을 찾아볼 수 있었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는 달리, <팽 선생>은 다시 꼼꼼히 읽어도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가장 난해했던 점은 실존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퀴리 부인 가족들이나 페루의 시인 세사르 바예호 등이 등장하며, 책의 후반부에 다른 등장인물들의 약력들도 등장하기에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경계가 모호한 느낌에 더 혼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단지 등장인물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소설 자체도 팽 선생이 바예호의 딸꾹질을 고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온갖 미스테리한 일들은 어느 정도 줄거리를 가지고 진행되지만, 그 사이사이에 발생하는 사건들은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게 전개됩니다.


볼라뇨와의 첫 소개팅은 이렇게 찝찝한 첫 만남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어째 저는 그의 문학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여자를 만났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요? 국내에는 볼라뇨의 대부분의 저서가 열린책들을 통해서 소개되었고, 지금도 계속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습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는 하기 어려웠던 볼라뇨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해를 더 다양한 그의 저작들을 접하면서 해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하며 서평인지 푸념인지 경계가 모호한 저의 글도 마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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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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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는 늘 순우리말 달 이름을 표지에 적어주어서 다른 월간지들과 다른 느낌입니다. 지난 달은 시샘달, 이번 달은 물오름달입니다. 숫자로 듣는 달의 이름들에 비해서 바로바로 무슨 달인지 떠오르진 않지만 뭔가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좋네요.


물오름달의 샘터에는 무슨 글들이 실렸을까요?


p.46~47 가짜 금메달의 저주


요즘 한창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스포츠에 쏠린 시점에 실린 스포츠 관련 글입니다. 우리나라는 1956년 제1회 아시아선수권대회(샘터에는 65년으로 오타가 났네요 ㅜㅜ 바로 뒷문장만 읽어도 찾을 수 있는 오타이니 독자분들도 글 이해하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겠지만 좀 아쉽네요.)에서 우승하면서 제2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자동 진출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처음 유치한 국제대회였고, 국내 최초의 잔디구장도 만들게 되었던 행사였던 만큼 의미있는 대회였는데요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우며 우리나라는 2회 연속 아시안컵을 획득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비극이 시작되고 말았으니... 대한축구협회가 선수들에게 가짜 금메달을 주었던 것이고 이것이 우연히 밝혀지면서 선수들은 가짜메달을 반납하고 진짜 금메달을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예산 핑계로 미루기를 차일피일... 어느덧 50년이 흘렀으나 아직도 당시 선수들에게 진짜 금메달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던 대한민국은 그 뒤로 저주에라도 빠진건지....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오늘 날 까지 왔습니다. 다행히 현 대한축구협회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이제는 당시 도안이 남아있지 않아서 문제라는 군요. 과연 50년이 넘도록 내려온 가짜 메달의 저주가 풀릴 수 있을까요?


p.72~73 뒷모습을 가졌다는 것


문학집배원 나희덕 시인의 글입니다. 자신은 혼자서 절대로 볼 수 없는 뒷모습이지만 내 자신의 또 하나의 얼굴인 나의 뒷모습. 자신은 인식하지도 못하고 아무런 말이 없는 뒷모습이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다른 이의 뒷모습을 바라 본 시인의 글이 인상적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지켜본 다른 이들의 뒷모습은 어떠했나요?


p.88~89 '절대 환불 불가'가 어딨어




샘터는 훈훈한 글들도 많지만 생활에 도움이 되는 짤막한 글들도 많아서 참 좋습니다. 특히 이 달에 실린 글은 우리가 흔히 겪곤 하는 헬스클럽 회비 문제입니다. 여러분들도 몸짱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6개월, 혹은 1년 짜리 이용권을 선불로 계약하고서는 이사를 간다거나 시간이 나질 않아서 포기하는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그러나 절대 환불 불가를 주장하는 헬스클럽의 생각과 이에 쉽게 돌아서곤 하는 우리들의 인식과 달리 우리 법은 당연히 해지가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환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표준약관을 정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표준약관에 따르면 소비자 과실인 경우에는 해지일까지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공제하고 남은 금액을, 헬스클럽 사정에 따른 경우에는 오히려 총 이용금액의 10%를 가산해서 돌려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정위 규정은 '권고' 사항이니만큼 강제성이 없으니 직접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장기 거래는 현금보다는 신용카드 할부 계약을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카드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방법을 샘터에서는 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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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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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모리사와 아키오의 <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쓰가루 백년식당 / 이수미 역 / 샘터 출판 / 출간일 2014-01-30 / 원제 津輕百年食堂 (2009년).



사실 책을 읽기 전에 벚꽃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달밤 아래 위치한 허름한 식당건물,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두 남녀가 그려진 표지와 제목을 보고 느낀 일종의 편견은 백년 동안 이어져온 허름한 식당을 이끌어가야할 아들이 사랑과 가업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운데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낸 진부한 소설이 아닐까 하는 우려였습니다.

 

사실 어느정도는 일치했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작가의 심리표현이 워낙 미려해서 뻔한 이야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부함을 느끼기도 전에 작품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게되는 흡입력이 있었거든요.

 


지방의 작은 소도시 히로사키에서 3대째 이어져온 메밀국수집 '오모리식당'을 중심으로 창업주 오모리 겐지의 이야기, 이 힘든 일을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3대 오모리 데쓰오의 이야기, 그리고 그의 아들 오모리 요이치와 그의 여자친구 쓰쓰이 나나미 등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가 겹쳐져 있는 작품입니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작품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요이치와 나나미 커플이 겪는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해소되는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된 것 입니다. 담백한 일식요리를 먹다가 입가심으로 락교를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전체적으로 따스한 이야기 속에서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기 자신만의 맛을 내며 녹아들고 있습니다.

 

작품은 영화화도 되었지만 원작과 스토리라인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의 다른 작품인 <무지개 곶의 찻집>도 올 가을 개봉 될 예정이라고 하니 모리사와 아키오의 따뜻한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영화를 보시기 전에 원작들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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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
앨리스 먼로 지음, 황금진 옮김 / 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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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앨리스 먼로의 <런어웨이>(2013)


[앨리스 먼로] 런어웨이 / 황금진 역 / 곰(웅진문학임프린트) 출판 / 출간일 2013-12-31 / 원제 Runaway (2004년).


따뜻한손 출판사에서 출시되었던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 <떠남>이 웅진씽크빅의 문학전문임프린트 곰에서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기존의 번역본에서 명확한 이유가 없이 작품집의 후반부 세편의 단편 (<허물>, <반전>, <힘>)이 빠진 상태로 출간되어 있었기에 2013년 앨리스 먼로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그녀의 작품을 구해보던 독자들에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노벨상 수상 덕분인지 발빠르게 다른 출판사에서 완역본이 출간되었으니 먼로의 문학세계에 뒤늦게 빠져든 저를 비롯한 독자들에겐 기쁜 소식이지요.





우연의 일치일까요? 노벨문학상 수상 전에 출간된 작품들은 모두 작품집의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을 해서 출간했었는데,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에 나온 작품집들은 <디어 라이프>(문학동네, 2013)을 시작으로 이번 런어웨이(곰, 2013)까지 전부 영어 제목을 그대로 음역해서 출간했습니다. 따뜻한손 본에서 옮긴이는 Runaway라는 단어가 가진 '도망, 탈주, 가출' 등의 의미를 직접 쓰지 않고 '떠남'이라는 제목을 정하기까지의 고민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Runaway라는 단어가 요즘 우리 독자들에게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조금 아쉬운 대목입니다.




작가의 다른 단편집들을 먼저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이번 <런어웨이>에서는 의아함을 느끼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이번 작품집에서 가장 독특한 점은 '단편은 단편인데 사실은 단편이 아닌'(?) 작품이 섞여있다는 것 입니다. 바로 작품집의 두번째부터 네번째에 수록된 <우연>, <머지않아>, 그리고 <침묵> 들 입니다. 이들 작품은 하나 하나도 독립된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편들이지만 등장하는 주인공이 모두 '줄리엣'이라는 여인으로 동일합니다. 


그녀가 기차에서 에릭을 만나게 되는 <우연>과, 그의 아이인 퍼넬러피를 데리고 친정을 방문했을 때 겪는 일을 달누 <머지않아>,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딸 퍼넬러피의 종교생활로 인해서 연락도 못하고 지내게되는 <침묵>까지 유기적으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단편집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작품에서 빠졌던 세 작품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반전>과 <허물>이 더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옮긴이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왜 이 작품들이 기존의 작품집에서 빠지게 되었는지가 의아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편집자가 어떤 의도로 그 작품들을 제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집 전체를 아우르는 타이틀인 Runaway에도 부합하고 작품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도 앞의 다섯 작품들에 비해 떨어지는 구석이 없는데 말이죠. 이 작품들은 자칫 잘못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으니 예비 독자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소개는 생략하겠습니다.


표제작 <런어웨이>는 가장 먼로다운, 사람사는 소소한 삶의 모습 속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사건을 특유의 문체로 적은 단편입니다.


사랑을 위해서 부모로 부터 도망쳤던 칼라가, 다시 도망친 이유였던 남편 클라크로부터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웃집 여인 실비아로부터 도움을 받고 도망치게 됩니다. 그러나 집을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결국 그녀는 남편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합니다.


클라크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클라크는 칼라의 인생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망 단계를 마치고 삶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클라크의 자리는 무엇이 차지하게 될까? 클라크 외에 그 무엇이, 그 누가 생동감 넘치는 도전이 될 수 있을까? p.54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서로 엉켜있습니다. 다들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누군가는 또 충동적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먼로의 시선에서 그들 모두는 동일하게 평가되고 동등하게 조명받습니다. 사랑 때문에 부모에게서 도망친 행위도, 잠시 남편으로부터 도망치려하는 일탈도, 그리고 그런 여성에게 모성애를 느껴 도망치게 도와준 이웃집 여인까지도 먼로의 소설 속에서는 옳다 그르다 판단 없이 사람사는 일상의 한 요소로 담담하게 묘사됩니다.


노벨문학상 특수가 살짝 지나간 지난 연말에 출시된 책이니 아마 이 책이 첫 먼로일 독자는 상대적으로 적어보이지만 이 책으로 앨리스 먼로를 처음 만나셨다면 작가의 다른 작품집인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과 작가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집 <디어 라이프>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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