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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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라는 복권이 우리나라에 등장한 이후로 일확천금이라는 단어는 예전보다 우연성이 많이 줄어든 것 같긴 합니다. 당장 우리 가족의 일이 아니라서 그렇지 매주 누군가는 10억 이상의 돈을 준다는 복권에 당첨되고, 금액과 당첨자 수가 매주 공개되는 세상이니까요.

드라마 속에서도 많은 신데렐라 형 여성 주인공들이 재벌 2세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신분 상승의 꿈을 이루는 설정은 낡아 빠진 클리세에 불과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아직도 통하는 정형화된 막장 요소로 열심히 활약 중입니다.

네, 우리 사회는 벼락부자, 일확천금을 겉으로는 경멸하지만 속으로는 나에게도 저런 행운이 왔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이런 세태에 던지는 메세지가 있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디킨스의 이 소설은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최근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판본에서는 2권으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소설 자체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나름의 반전을 위해서 기나긴 볼륨을 차곡 차곡 쌓아가는 성격의 책이라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할 생각이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돈이 인간에게 주는 악영향을 이 책은 정말 잘 묘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뒤에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지 안 알려드리겠지만, 소설의 초반부에 억척스러운 누나와 대장장이인 매형 조 가저리와 함께 살아가는 여섯 살 짜리 꼬맹이 핍이 우연하게 생긴 막대한 유산 덕분에 망가지는 모습이 긴 소설이지만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핍이 자신의 직업이 될 대장장이라는 일에 대해서 불만을 품은건 아름다운 소녀 에스텔라에 대한 동경과 사랑 덕분이지만 막상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고 런던에서 신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타락해가는 모습은 그가 원래 걸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장장이라는 직업의 근면성과 성실성에 대비되어 소설이 건내는 메세지를 더 명확하게 합니다.

한 때 부끄러워하기도 했던 매형 조 가저리의 신사답지 못한 행동이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정말 순수한 신사다움이 숨겨져 있던 그의 젠틀함이 부각되는 부분도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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