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의 슬픔을 놀아주랴 - 여성 예술가 열전 서해역사책방 23
홍인숙 지음 / 서해문집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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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나라 조선 여인들의 멋진 이야기들이 실려있는 책.... 그녀들에게 삶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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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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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너에게 나는, 스쳐 지나가는 많은 여자들 중 하나에 불과할 거야"

고작 그말만 했을 뿐인데 심장쪽으로 칼날이 들엉오는 것 같았다. 누군가에게 유일하고 영원하며 특별한 연인이 되고 싶은 욕망, 그 나르시시즘적인 희구나 허황한 로맨스에의 환상을 확인하는 일은 고통스러웠고 이미 그 허영심에 입은 상처까지 한꺼번에 직면하는 일은 더욱 아팠다.

-- 본문중에서

작가는 사랑을 환상이라고 한다. 지워지지도 않고 퇴색되지도 않는, 환상. 그렇다면 그것은 환상이 아니라 지독한 형벌이 아닌가. 인간에게 내려진 가장 고통스런 그것.

정치나 경제가 신문의 전면을 장악하는 이때에

김형경의 소설은 사뭇 행복이었다.

사막에서 만난 시원한 감로수였다.

인간이 무엇인가? 사랑이 무엇인가? 왜 사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우리는 요즘 잊고 사는 것 같다.

한때는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의 도피도구이기도 했던 소설이

요즘은 너무도 가벼워졌다. 참을 수 없도록.

김형경의 소설은 그러한 내 인식을 뒤흔들어 놓았다.

포르노나부랭이로 시작해서 황당한 말장난으로 끝나는 그런 여느 소설이 아니었다.

인간과 사랑에 대한, 현실과 과거에 대한,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진지하다못해 문장속으로 파고 들어가 헤집도록 만드는 마술을 부린 듯했다.

나는 책을 읽고도 아직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이 책 갈피 속 어디엔가 내가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감흥들이 살아 숨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에.

책을 덮고 햇살 눈부신 창으로 나와 앉았지만

나는 아직 강원도 산골집의 마당을 거닐고 있다.

김형경의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나는 너무 행복했다.

- 2004, 4, 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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