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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치유하는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써보라는 주제다.
몇몇 사람 리스트업을 했다. 물론 첨엔 나처럼 삶을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에게 무슨,
죽도록까지 미운 사람이 있을라고, 이런 심정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나 자신마저 나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먼저 대학 때 k선배.. 내가 몇년간 공공연히(?) 선언했던 죽도록 미운 사람 1번이다.
공공연히 선언했던 그 선배에게 편지를 썼다. 그러나 그 사람은 실은 내가 공개적으로 '씹을 수 있는 사람' 1호에 불과하단 걸 깨달았다. 저자의 지적대로였다.
이제 나는 좀더 내면 깊은 곳에 꽁꽁 숨겨놓았던, 제대로 '죽도록 미운 사람'을 찾아냈다.
그에게 편지를 쓰고자 한다... 시작도 못하고 있다. 맨날 핑게거리를 찾으며 주변만 맴돈다.
그사람을 떠올리면 순식간에 없던 돌덩이가 생겨나 가슴에 콕 박힌다. 먼저 심장을 공격하고, 펜을 든 내 손을 꼭 눌러서 무기력하게 만든다. 제대로 펜을 들기조차 힘들다.
이제 나는, 진정 죽도록 미워했던 그 사람과 대면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힘들다. 그러나 알아냈고 직면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의 근육이 한뼘 정도 튼튼해진 기분이다. 감사할 일이다.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무수한 장애물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나 자신이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날 준비를 한 자신에게 박수를!!!
<치유하는 글쓰기>, 간만에 만나는 내실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