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세트 - 전3권 로알드 달 베스트 단편
로알드 달 지음, 정영목 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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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마틸다' 등의 소설로 유명한 로알드 달. 에드거 앨런 포 상,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이야기꾼이란 수식어를 가진 작가이며, 2000년에는 '세계 책의 날' 설문조사에서 전 세계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뽑히기도 하였다.
 
이 책들의 가장 큰 특징은 개성 넘치는 스토리와 상식을 뛰어넘는 상상력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반전이다. 한 권, 두 권 읽어나가다 보면 단편마다 이야기 말미에 상황을 뒤엎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어떠한 반전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지 유추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잔인하거나 무섭지도 않은 것이 오묘하게 읽는 사람을 홀리고 때론 허탈하게 만든다. 최고의 이야기꾼이란 그의 명성에 걸맞는 기묘하고 소름끼치는 단편들을 읽고 있자면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 있다. 책을 오후에 집어들면 어느새 저녁, 저녁에 읽기 시작하면 어느새 새벽 이런 식이다. 비슷한 구조의 단편들이 반복됨에도 지루하지 않고, 강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책들이 이렇게까지 편하고 재밌게 부담없이 읽히는데는 깔끔하고 재치있는 번역이 한몫한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쓰인 관용적인 표현들이 이야기의 분위기나 말의 뉘앙스를 한층 돋보일 수 있게끔 사용되었다. 정영목 외 여러 역자분들의 세심한 번역이 빛을 발한 단편집이라는 생각이 읽으면서 절로 들었다.
 
또한 비교적 짧은 분량의 단편들로 구성된 만큼 청소년부터 성인 할 것 없이 모든 연령, 세대가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세트의 장점이다. 누가 읽어도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세 권이라는 세트 구성과 디자인적 요소들도 모두 훌륭하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권의 단편들이 어떤 기준과 맥락에서 편집되었는지가 독자로서 잘 와닿지 않았다. 그 점이 좀 더 분명했다면 더욱 만족스럽게 읽었을 것 같다. 청소년기에 로알드 달 소설 좀 읽어본 독자라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작가를 처음 접했다면 장편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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