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엘리오의 불안, 올리버의 평온
엘리오와 올리버는 둘 다 겉으로는 평온한 것처럼 묘사되는데 엘리오의 시점에서 진행되다 보니 그의 내면을 알 수 있게 되어서 사실은 허무와 불안이 섞인 냉랭한 감정을 볼 수가 있는데 이는 곧 올리버도 같음 올리버의 경우에야 엘리오보다는 밝은 것 같지만 자신의 엘리오를 향한 마음을 숨기느라 힘이 들었을 것이고,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엘리오의 영혼에 뒤섞이는 데에 말미암아 위안을 얻는 모습... 둘은 극명하게 다르면서도, 거울을 사이에 두고 있는 듯이 "닮았어요"
2. 고통, 그리고 반복
엘리오는 쉽사리 사랑에 빠져들곤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건 엘리오가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인 게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소설 속에서도 올리버가 엘리오에게 그 부분을 짚어주지 하지만 그런 엘리오가 올리버한테 느끼는 사랑에선 조금 다른 걸 얻는데 그건 "고마움", 올리버가 복숭아를 먹는 내용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엘리오는 고통인 걸 알면서도 자꾸만 올리버에 대한 마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닐까요, 올리버가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이 완성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3. 순환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30대의 엘리오와 30~40대의 올리버가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엘리오의 마음이 성숙해진 걸 느낄 수 있었네요 하지만 엘리오는 생각하죠, 그와 함께 있었고, 그와 함께 있어서 더욱 빛났던 추억이 물든 곳들을, 금방이라도 일련의 일들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함을, 결국 돌고 돌아서 다시 올리버, 자신과 가장 닮은 사람일지 모른다는 걸 그의 옆에 서 있으면서 깨닫게 됐을 겁니다 이 둘의 이후 이야기는 어떨지, 순환되는 것처럼 다시 또 아름다움을 발하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파인드 미>도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총평 다소 전개가 평이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아쉽지만 그런 점은 또 어떤 면에서 보면 돌발적인 첫사랑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내는 데에 제격이라고 생각되는지라 재밌게 읽은 거 같아요 또한 엘리오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기도 했으니 교훈도 느꼈고, 애틋한 감정과 서사가 묻어나는 글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습니다 너무 좋은 소설인 것 같아요 이렇게 후기 써놓으니 심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좀 리뷰글이 산만하기만 한 것 같아서 민망한 감도 있는데 ㅋㅋ 아무튼 <파인드 미>도 어서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