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정원 - 어느 미술사가의 그림 에세이
정석범 지음 / 루비박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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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아버지는 당산들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리잡고 계십니까? 온화하고 자상한 아버지, 괴팍하고 무식한 아버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저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어릴적부터 저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은 군인이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를 끔찍이도 이뻐해주시고 아끼셨지요. 그래서 늘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아버지는 군인이시면서 음악을 사랑하시고, 꽃을 좋아하시고, 동물을 좋아하셨습니다. 저자는 이런 아버지가 군인의 삭막함과 전쟁의 후유증, 공허함을 달래기 위함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느 것으로라도 위로를 받고 싶어하셨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릴적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그림과 함께 접목을 시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림만 보면 도대체 무슨 그림이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저자의 설명을 보고 그림을 보면 '아~'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기발한 그림의 해석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어릴적 병약한 저자는 늘 아버지의 외동아들로 아쉬움없이 살았습니다. 하지만 군인이라는 신분때문에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기에 어딘가에 정착하고 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친구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성격도 내성적이 되었다고 합니다. 왕따는 기본이고 친구를 사귀는 것은 그저 남의 일 같았기에 늘 혼자서 노는 법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너무나도 많이 닮았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쓰면서 좀 더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악, 꽃, 동물... 그 모든 것을 저자인 자신도 집착할 정도로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얘기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저자의 모습에 세삼 저도 저의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와 닮은 저를 떠올립니다. 자식은 당연히 부모를 닮는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묵인합니다. 그저 더 나은 삶을 살기위함이라고 하지요.

이 책에는 많은 그림들이 있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그림 같았는데 저자의 설명으로 인해 이야기와 잘 맞는 그림이 등장하게 되지요.이 많은 그림들 중에서 제가 알아보는 그림은 딱 하나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 였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평소 농부가 되기를 바랬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루진 못하셨지만 저자는 대신 그 길을 가려하는 것 같습니다. 꼭 농사를 지어야 농부가 아닌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나가며 자신만의 정원을 일구어 나가는 것이 아버지가 말한 농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꿈이며 자신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릴 수 있었고, 다시한번 오해가 있던 아버지의 모습을 바로 고쳐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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