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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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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상하는 자유의 몸짓, 그것이 진정한 새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그 자유와 미지에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고대부터 하늘을 날기 위한 여러 장치를 계발해 왔고, 지금은 하늘 저 멀리 우주에로 그 힘찬 도약을 계속하는 중이다. 그러나 중력에 의해 땅을 딛고 살아야 하는 근원적인 인간의 숙명은 인공적인 날개를 달아 우주를 비상해도 현실 세계에서 영원히 떠날 수는 없다.가난하고 마음이 황폐한 자는 인공적인 날개를 달 수도 없고, 꿈꿀 수도 없다. 현실 세계에서 메말라가는 영혼은 날개에 대한 꿈마저 접어버린지 오래다.

소설 <새>는 아주 어리지만 세상의 서칠고 속된 모습을 이미 알아버린 두 남매가 나온다. 두 아이는 세상의 거칠고 아무도 애정을 갖고 돌봐주지 않는 세상의 참모습에 황폐해져간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정과 따뜻하고 온전한 것에 굶주려 있는 아이들. 결국은 남동생은 죽고 아이는 세상에게서 버림받았듯이 세상을 버린다. 자신을 낳아준 근원적 존재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충격을 받고 버림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려 하며 본능적으로 스스로 살아가기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깨친다.그들을 아버지가 필요로 했던 것은 단지 아버지가 꿈꾸는 온전한 가정을 꾸미기 위한 방편이었다.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무관심 속에 내면 속으로 함몰되어가는 아이들. 영악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길거리로 몰려나가야할 힘없고 부칠 곳 없는 아이들은 결국 죽음으로 몰린다. 마지막으로 동생마저 잃어버린 아이는 이 모든 사실을 처음부터 되돌이켜 생각하며, 모든 성장의 아픔과 삶의 난폭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 소설은 그저 충격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영악한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느꼈지만 그 영악함이 생존을 위한 방편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느끼는 연민과 비애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새>다. 아이들의 이 무섭도록 차갑고 불공평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날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아이들에게는 날개가 없다. 다만 죽은 후에 등 뒤로 찢어질듯한 날개가 생길 뿐이다. 두 아이는 행복을 꿈꾼다. 날개를 달고 이 어두운 현실 생활에서 도피하기를 원하지만 영원히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인간의 숙명적인 고난과 고통 속에서 부칠 곳 없는 아이들은 메말라간다.자신 안에 날개를 피울 만한 디딜 곳이 없는 아이들은 내면적인 성숙에 도달하기 전에 날개가 꺾이고 꿈꾸는 방법을 잃어버린다.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위한 도약의 날개짓'은 꿈꾸는 자에게서나 가능하다. 꿈꿀 수도 없는 어두운 현실. 아이들의 죽어서야 날개를 달고 비상한다. 새는 우리가 외면해 왔던 진실에 근접하고, 우리는 진실의 어둡고, 사악한 면모에 놀라게 된다. 심리적이고, 그로테스크적인 면모가 두드러지는 이 소설은 버림받은 자, 꿈꿀 수 없는 자, 약한 자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새는 평범하고, 무난한 현실에 안주해서 세상이 모두 꿈에 대한 욕망으로 부풀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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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 1
츠다 마사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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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 시중에 나온 꽤 많은 일본만화들은 작품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그 중의 하나가 <그 남자 그 여자>이다.

만화의 코믹함과 기막힌 반전을 잃지않으면서 사람의 심리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만든 작품이다. 사람의 내면에 감추어진 허영심을 코믹하게 그러나 적나라하게 이야기하고 있다.아리마의 모습을 통해서는 혼자일 수박에 없는 인간과 그 인간 속에 존재하는 또다른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림으로써 만화가 생각하는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의견을 일축시키고 있다.

그 남자 그 여자를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는데 둘 다 상당히 잘 짜여진 만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만화 유쾌한 만화 그러나 무언가가 담겨있는 만화를 보고 싶다면 그 남자 그 여자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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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문학선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
김동리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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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의 작품은 사실 몇 개의 단편을 접했을 뿐이다. 그 중 '닳아지는 살들'은 내가 수능문제집에서 처음으로 대한 책이었다.그 소설을 읽었을 때는 소설이 아니라 그 글은 수능예상문제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 우연한 기회에 '닳아지는 살들'을 다시 읽고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닳아지는 살들'은 상당히 연극적인 소설이다. 어두운 가정의 분위기를 꽝당꽝당이라는 소리로 표현하여 심장소리처럼 가쁘고 조급한 느낌을 자아낸다.그리고 스토리 중심의 소설이 아니라 사람들의 대사와 그 긴박하고 쓸쓸한 분위기와 행동과 눈짓으로 표현하는 소설이라 상당히 특이했다.

'닳아지는 살들'이라는 소설의 제목도 상당히 특이하다. 닳아지는 살들이라니 분위기를 이만큼 극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도 없을 것 같다. '닳아지는 살들'은 이 표현력 하나만으로 소설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섬세하고 적나라한 표현을 보고 싶다면 '닳아지는 살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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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1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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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린 작가는 내가 만화작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분이다. 우선 작품에서 보이는 완벽한 작가정신이 걸출한 작가 정신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만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이 작가의 만화 <비천무>가 영화가 되기도 했는데 그 외의 작품도 멋있는 것이 많다. 물론 작가가 많은 작품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품의 수는 아주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작품의 질과 정성은 어느 만화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 <불의 검>은 아직 완결되지 못한 그의 작품으로 섬세한 감정터치와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인다. 주인공들의 애절한 사랑과 비극을 한국적 정서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만화는 슬프고 아름답다.

애절한 아라녀의 사랑,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 연출,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꼭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피리소리, 섬세한 목소리가 이 만화의 재미를 증가시키고 있다. 작가가 보는 이의 감정을 중폭시킬 줄 아는 것 같다.

어서어서 다음 후편 불의 검이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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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5 - 완결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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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정의 만화를 대할 때마다 아주 독특한 색깔을 발견하게 된다. 독특하고 이색적인 색깔의 그의 그림과 항상 바람에 나붓끼는 듯한 머릿결을 가진 우리의 주인공의 생각의 파편들이 그의 만화를 수놓고 있다.

나는 박희정의 만화 중에서 특히 이 <호텔 아프리카>를 권하고 싶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 만화는 눈시울이 날만큼 아름다운 이야기를 세세한 감정표현을 하여 가슴 찡하게 그려내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을 취해서인지 만화를 봄에 있어서 지루함이 없고 매회 새로운 느낌을 맛 볼 수 있다.

사랑과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우리의 가치를 돌이켜 보게하고 다시 한번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돌아보게 하는 것도 이 만화의 장점일 것이다.
지금 가슴이 따뜻해지고 싶다면 인디언 바람같은 이 만화를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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