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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첫 캠프 ㅣ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베라 브로스골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줄곧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것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늘 부대끼면서도
그 안에 살아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지요.

어른이 된 저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산다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요??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내 인생 첫 캠프>를 읽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세상을, 사람과의 관계를 더 고민해보게 된 것 같아요.
요즘 읽었던 책 들 중에서 단연 인상 깊었네요.
내 인생 첫 캠프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시리즈로
칼데콧 아너 상, 아이스너 상 수상 작가
베라 브로스골의 그래픽노블이랍니다.
(그래픽노블 : 문학적 구성과 특성을 지닌 작가주의 만화)

주인공 베라는 아홉 살,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아이에요.
베라가 겪었던 첫 캠프 이야기인데요.
책 표지를 넘기면 이런 손편지가 나와요.
베라의 첫 캠프가 순탄치 않은 것 같죠?ㅎㅎㅎ

베라는 뉴욕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자라온 환경과 현재의 상황들이 다르다보니
친구들 사이에 있어도 이방인 같은 느낌이죠.

그 속에 속하려고 해도 나혼자인 듯한 외로움
그럼에도 소심한 마음에 적극적이진 못해요.
어릴적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초등4학년 아이가 읽다가
'가끔 이런 기분이 들 때가 있지' 그러더라고요.
싸우거나 관계가 안 좋진 않은데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 더러 있는가 봐요.
아이의 표현이 구체적이진 못했지만 저는 그 기분 알 것 같았어요.

주인공 베라는 더더욱 그런 고민이 컸던 아이 같아요.
어딘가에 속하려고 애쓰는 마음이요~
베라는 다른 친구들처럼 캠프에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설레고 또 설레었죠.
지금 상황이 힘들 땐, 한발 밖으로 벗어나면
모든게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실상은 또다른 관계 맺기만이 있을 뿐인데 말이죠.

우여곡절 끝에 캠프에 도착한 베라~
첫날부터 심상치 않네요.

꿈꾸던 캠프랑은 달랐어요.ㅎㅎㅎ
벌레 날아다니는 화장실이 '할리우드'라니
저희집 초등 남매는 배꼽 잡고요ㅋㅋ
사실 무겁다면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데
이렇게 만화형식으로 담아내다 보니
무거운 느낌이 없고 오히려 유쾌했어요.

베라는 친구를 얻기 위해 무작정 달립니다.
소심한 성격인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어요.
그림을 그려서 선물하는 것으로 친구를 얻으려고 했거든요.
"친구는 사귀는 방법도 중요해"
캠프장 대장님의 말이 베라는 와닿지 않나 봐요.

결국은 물건으로 환심을 산 친구들은
오래가지 못하죠.
세상은 다 그런거라고ㅎㅎㅎ
아이들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씁쓸하기까지 했어요.
하지만 맞는 말이니까요.
친구를 사귀는 방법은 너무 중요하다는 거~!!

캠프장에서 베라는 사람과의 관계 맺기 뿐 아니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아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속에서도 베라는 고군분투하죠.
베라의 모습은 또래와 관계 맺기에 서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는 것 같아요.
현실속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들...
책 속에서만이 아니라 당장 내일이라도 생길 것만 같은 일이니까요.

게다가 청천병력같은 엄마의 선언~!!
지옥 같은 캠프에 2주나 더 있으라고ㅎㅎㅎ

베라는 엄마의 제안을 쿨.... 하진 않지만 수궁하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걸 아는 아홉살이잖아요.
저도 저와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만 하는 정답만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말이에요.

드디어 베라에게도 친구가 생겼네요.
물건을 주지 않아도 자신을 꾸미지 않아도
굳이 착하게 보이려 하지 않아도
베라 본래의 모습으로 다가가니까 자연스럽게
귀여운 꼬마 친구가 생기더라고요.

수없이 많은 차별, 따돌림, 갈등들을 겪고
더 단단해진 베라~
베라는 곧 나, 그리고 나의 아이들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라처럼 포기하지 않고 정체성을 찾아가길 하는
바람도 들고요^^;;

만화지만 깊은 생각까지 하면서 읽었을 만큼
인상깊었지만, 더 감탄스러웠던건
어려운 문제를 유쾌하고 흥미로운 스토리로 전했다는 거예요.
읽다 보면 푹 빠져들 수밖에 없을만큼요.
초등남매 둘다 너무 재미나게 읽었거든요ㅋㅋ
한자리에서 쭈르륵~ 끝~!!

주인공 이름도 베라, 작가 이름도 베라
눈치채셨나요??
진짜 있었던 이야기이기도 하고
조금 지어낸 이야기이기도 하답니다.
베라 작가님이 더 궁금해졌어요^^

관계 맺기에 서툰 모든 아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는
이야기, 훌륭한 만화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나 친구 관계에 고민많은 아이들이 읽으면
지치고 갈라진 마음을 보듬어 줄 것 같아요.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주인공 베라처럼 포기하지 않고 내면이 성장하길~!!
초등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시리즈
<내 인생 첫 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