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전쟁이다 - 불황을 모르는 경영자의 전략노트
고야마 노보루 지음, 박현미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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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춤을 글로 배웠습니다'

몇 년 전 동영상 검색 기능을 광고하는 카피다. 실제로 해 보아야 알 수 있는 것을, 글로만 가르치는 지식 검색을 꼬집고 있다. 창업 붐이 불고 많은 사람들이 경영자가 되고자 하지만 그 중 대다수가 '경영을 글로 배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다. 대학에서 경영을 배운 것이 아니라 경영'학'을 배웠기 때문에, 실전 경영을 하는 것은 경영'학'을 배우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을 거라는 두려움이 앞선다.


물론 경영'학'도 학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영 전략을 짜는 기본 법칙을 배우기 때문에 법칙을 튼튼히 하면 응용하기가 쉬울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 상경계열 전공자를 찾고 또 그래서 많은 인문사회계, 혹은 이공계 학생들이 경영학을 이중전공하고자 하는 것일 테다. 이를테면 경영학은 전략을 짜는 방법을 알려 준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특히 소규모 기업일수록, 그리고 단기적 성과일수록 전략보다는 전술이 빛을 발할 수 있을 텐데, 상대적으로 전술은 무시되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사업을 하는 선배들이 경영은 책에 나온 상황과는 별개라며 '실전'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이 책, <경영은 전쟁이다>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측면에서 제시하는 전략의 기초보다는 바로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술에 대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지하철에서, 잠들기 전에 몇 분, 혹은 화장실에서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깊게 새길 수 있는 짧은 문장들을 경영 일선에 있는 지인 분들을 생각하며 체크하게 되었다. 또 경영의 대상이 '기업'에 그치지 않는 요즘,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의 인생의 경영에 있어서도 새겨둘 만한 문구들이 여럿 있었다.


'경영은 현금으로 시작해서 현금으로 끝난다'는 사실은 실제로 경영을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저자의 충고인 것 같았다. 경영을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할 수 있으나, 실제로 이익이 나고도 현금이 없어서 위기에 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모든 결과물을 숫자라는 언어로 표현하여 결정하라는 조언 또한 경영 및 경영컨설팅에서 잊지 않아야 할 기본적인 자세다. 직원의 보고서를 1) 숫자, 2) 고객의 정보, 3) 경쟁 회사의 정보, 4) 거래처의 정보, 5) 자신의 의견으로 시스템화하여 사실만 보고하게 하는 것은 어디서나 쓰일 수 있지만 잘 하지 않는 유용한 보고서 작성법이다. 같은 숫자에 대해서도 '평균값이 아니라 최빈값으로 판단'하라는 조언을 덧붙인다.


반대로 '결과물이 없는 직원일수록 열심히 했다는 말을 한다'와 같은 조언은 스스로를 뜨끔하게 한다. 이 책을 추천한 휴넷 조영탁 대표는 낮은 자리에 있을 때도 자신을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했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리더십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을 산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비슷하게 '뭔가에 열중했던 경험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는 말도 그렇다. 기업 채용시 많은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열정을 다한 경험을 서술하라'는 문항의 의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능동적이고 뭔가에 항상 지적 갈급함이 있는가에 대한 자문을 해 보는 계기도 되었다. 반면 '자신을 지나치게 어필하려는 사람은 감점 대상이다'라는 따끔한 조언은 '튀지 않아야' 오래 갈 수 있는 조직 생활의 생리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계획이란 자신의 의지를 숫자로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복잡한 머릿속의 생각을 종이에 적고 우선순위를 매기라는 조언은 자기계발서에도 많이 나오는 내용이다. '당장 한다, 당장 변경한다, 당장 그만둔다'와 같은 팁들은 새해를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된 것인데, 이 책의 저자도 자신의 회사에 적용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맞는 롤모델이 중요하다'라는 말은 경영자로서라기보다는 인생 선배로서 해 주는 조언처럼 느껴진다. '비슷한 수준의 사람을 봐야 자극이 된다'는 말도 그렇다. 가장 공감이 갔던 말은 소설가 조정래 선생님이 하셨다는, '스스로 감동했을 때 비로소 노력한 것'이라는 말씀이 생각나는 이야기다.


 "감동은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났을 때가 아니라 평소의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일을 했을 때 일어난다." (p.181)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한 일을 꾸짖는다'와 같은 팁은 굳이 회사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 적용해볼 만한 팁이다. '사람과의 교류는 기브 앤 기브다'라는 말도 그렇다. 이 말을 좀 더 확대해석해 보면, 회사의 운영 자체가 점점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안에서 진행되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상사와 부하, 영업직원과 고객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고객, 그리고 기업이 위치한 지역 사회와의 관계까지 모든 관계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깊게 생각해볼 만한 말들도 있다. '기회는 평등하되 성적에 다라 차등을 두는 게 공평이다'와 같은 말들은 능력주의와 공정 사회라는 두 가지를 회사라는 성과주의 문화 안에서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준다.


물론 자본주의의 냉혹한 세계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산출물을 낸다는 것이 녹록지는 않다. '스케줄의 기본은 약속을 겹쳐 잡는 것'이라는 뻔뻔한 저자의 주장에 혀를 내두르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경영의 원칙은 세상에 적용된다. 저자의 마지막 조언, '위기일 때가 기회다'라는 말이 정말 그러하다. 거시적인 세계는 항상 변하지만, 그 안에서 항상 '생즉필사, 사즉필생'을 생각하고 빠르게 대처한다면 경영이라는 전쟁을 겪어내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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