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선택 - 전 세계를 뒤흔들 시진핑호 중국에 대비하라!
양중메이 지음, 홍광훈 옮김, 강준영 해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의 18대 대선이 끝난 후, 인터넷에는 "동북아에 '푸틴-시진핑-김정은-박근혜-아베'의 극우 조합이 완성되었다"는 우스개소리가 퍼졌다. 특히 러시아를 제외한 네 국가의 새로운 지도자들은 정치가였던 아버지로부터 정치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공통점도 덧붙여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사 강화 소식으로, 아베 일본 총리는 극우 발언 소식으로 들어는 보았지만, 시진핑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는 앞으로 짧게는 5년간, 그리고 길게는 21세기의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저자가 책에서 지적하는 중국의 현실은 너무나도 마음아프다. 저우언라이가 장쩌민 대신에 자오쯔양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면 중국은 지금과 같은 경제 발전의 달콤한 열매는 누리지 못했지만, 지금과 같이 사회가 분열되고 가난한 자들은 더욱 고통받는 이 시대의 상황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전한다. 씁쓸한 웃음이 배어나왔다. 이 상황은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으로 인해 온 국민이 예전에 비해 훨씬 부요한 생활을 누리게 되었고,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당당하게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발전에 치중하느라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상처를 보듬는 일에는 소홀했으며, 부유한 사람들은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정치권과 결탁한 집권 귀족 자산 계급의 호화로운 이야기는 뿌리깊게 정치권과 결탁했고, 이제는 결탁 정도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치와 입법, 사법을 모두 '움직이는' 우리나라의 재벌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의  중국은 지난 30년간 압축적으로 성장했지만, 그에 따른 고통도 압축적으로 나타났다"는 말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 한 글자만 바꿔도 그대로 쓸 수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다. "이런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그들은 온힘을 다해 현상을 유지하려 한다. 그래서 민주화를 두려워한다. 일단 민주화가 되면 천하대란이 일어날 것처럼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 10억명이 넘는 중국 국민은 모두 이 소수 집단의 인질인 셈이다." 적의 모습은 다르지만 결국 기득권이 '피지배층을 보호'하기 위한 논리는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이런 생각들을 먼저 한 후 시진핑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었기 때문에, 그를 조금 더 비판적으로 보려는 마음이 컸다. 이 책 한 권으로 시진핑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나타난 시진핑은 생각보다 정치적으로 많이 준비된 사람이었다. 개국 공신 아버지가 정치적 싸움에 휘말리는 바람에 고위층 자제의 생활부터 농민 지도자의 생활까지 다양한 계층을 체험했고, 칭화 대학이라는 명문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네트워크 배경도 탄탄해졌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내조하는 여군 가수와 결혼하여 큰 도움을 얻기도 했다. 시진핑은 자신이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간에 정치적 야심을 드러내기도 전에 다양한 경험들로 자리에 오를 그날을 준비하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시진핑이 독서를 즐겨하는 사람이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책을 많이 읽는 것과 더불어 공부하는 자세를 강조했다고 한다. '꿈을 크게 갖고, 외로움을 이겨내면서,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시진핑의 말이 공부를 업으로 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나에게는 매우 와닿았다.

이 책을 중국 작가가 썼다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중국의 고사나 고전을 들어 설명한다는 것이다. 시진핑도 논어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마오쩌둥이 인재를 들어 쓸 때의 전략, 시진핑의 정치 철학 등을 설명할 때 논어를 비롯해 삼국지, 초한지 등을 들어 설명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이 책은 시진핑을 (몇몇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대체로 긍정적인 인물로 그리고 있다. 단, 중국인들에게는 말이다. 사실 이는 일본도,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줄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나라를 위할 것이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시진핑은 중국인들에게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자 북한의 정치적 후원자인 중국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시진핑은 아직 더 분석하고 지켜보아야 할 사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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