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 - 마음에 속고 확률에 속는 당신을 위한 행동경제학
마카베 아키오 지음, 김정환 옮김 / 부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저자: 마카베 아키오, 역자: 김정환, 펴낸곳: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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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참고만 하세요)

1. 행동경제학과 금융시장의 연관에 대해 궁금했던 분들에게 추천합니다[별 네 개 반(★★★★☆)].
2. 제가 일전에 소개했던 책, "탐욕과 공포의 게임"을 읽고 공감하셨던 분들에게도 추천합니다[별 네 개(★★)].
3. 잘 정리된 책을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강하게 추천하지 않습니다[별 세 개(★★★)].
4. 일본 저자가 쓴 책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별 두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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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행동재무론(Behavioral Finance)' 혹은 '행태재무론'을 소개한 책,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를 소개합니다.   일찌기 소개했던 이준구 교수님의 책 "인간의 경제학"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행동재무이론에 대해 정리하고 싶은 맘을 가진 분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단 책 소개에 들어가기에 앞서 행동재무이론과 전통적인 경제학 이론을 비교한 아래의 <표>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을 규범적으로 가정하는 전통적인 경제학과 달리, 행동 재무이론은 인간이 늘 합리적일 수 없다는 파악에서 출발합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인간은 합리적인 행동을 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적어도 단기에는 행동 재무이론의 설명력이 더 높으며..  특히 금융시장의 버블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은 무력함을 드러내는 듯 합니다.  

 

예전에 제가 번역했던 글 한 편(경제학자들은 무엇을 잘못했는가?)을 읽어보시면, 시카고 대학교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구제금융'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반박하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는 늘 효율적으로 운영되니, 리만 브라더스 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이 망하는 것을 방치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만약 그들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미 정부가 AIG 등 다른 금융기관의 파산을 방치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생지옥'에 다름아니었겠지요.  그런만큼, 우리는 이 책이 (일본인 저자가 쓴 책 답게) 중언부언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도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경제이론대신, 행동재무이론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의 정보통신 거품이 큰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카네만과 스미스가 제창햇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이 금융시장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거품/붕괴 현상을 잘 설명하다는 인식이 부각되며 점점 행동재무이론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마카베 아키오)는 일본 사람답게 참 정리를 잘해줍니다(대신 책 전개의 일관성은 떨어집니다).  아래의 <그림>에 나타난 바와 같이, 트버츠키 교수님의 전망이론에서부터 시작된 행동재무이론이 점점 세를 확대하면서 결국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설명: 책 33페이지에서 재인용.

 

 

그렇다면, 전망이론은 대체 어떤 이론이길래 행동재무이론은 물론 행동경제학 연구의 출발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전망이론은 이익과 손실에 대한 인간 반응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발견'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인간의 행동을 보면, 칭찬보다는 지적에 민감하며, 이익보다는 손실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즉 조금만 이익이 나면 차익을 실현하는 반면, 엄청 물리고 나면 아예 손절매를 치기보다는 장기투자자로 남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보입니다.

 

이런 현상을 정리한 것이 전망 이론이며, 여기에 인지부조화 문제와 휴리스틱 등의 이론이 붙으면서 본격적인 이론의 체계를 갖추게 되고 이에 결국 최근에는 행동경제학으로 발전하게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버블을 양산하는 주범, 인간의 투자행태를 잘 보여주는 전망이론에 대해 저자의 설명을 그림과 함께 소개할까 합니다(책 94페이지 부분).

 

전망이론의 핵심, 가치함수(아래의 그림)는 아주 특이한 모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이익이 발생한 상태(A)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수익이 여기서 아무리 많이 발생해도 투자자에게 주는 '가치'는 크지 않습니다.  초기에 발생한 이익은 엄청난 가치를 줍니다만, 여기서 더 돈을 크게 벌어봐야 별로 행복감을 더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상의 이익이 나면, 이를 실현하는 행동을 합니다. 

 

반대로 손실이 난 경우를 생각해보죠(B).  B의 수준에서 조금 더 손실이 나는 것은 투자자에게 큰 문제가 안됩니다.  왜냐하면 A가 벌어들일 때 기록했던 효용 수준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하는 손실(=후회, 자책)을 이미 입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일정 규모의 손실을 입은 후에는 '비자발적인 장기보유자'로 전환하는 것에 별로 거부감이 없는 것입니다.  특히 손실이 더 커지더라도 그게 개인에게 주는 손실이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계속 손실이 난 상태로 주식을 내버려두게 됩니다. 

 



 
 
 
위의 그림을 보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재미있는(그리고 혼란스러운) 존재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이 비합리적이다보니, 주식시장에서의 행동도 비이성적인 면을 자주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결정가중치 그림이나, 인지부조화 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으니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다만.. 앞에서도 간단하게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일단 너무 중언부언하며.. 왜 주식시장에 버블이 발생하는지 원인을 밝히겠다면서도.. 책 내내 그 부분에 대해 정확한 답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아마 전망이론, 휴리스틱, 인지부조화 등의 결과라고 이야기하려는 것 같지만, 끝 부분이라도 이 부분에 대한 종합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행복한 독서, 즐거운 투자되시길~
 
 
목  차
 
머리말

1부 마음과 만난 경제학

1장 경제학,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 ― 행동경제학의 탄생

행동경제학 이전의 경제학 | 경제학의 기본 토대가 의심받다 |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 | 행동경제학의 눈으로 본 거품 | 간과하기엔 영향력이 너무 큰 이상 현상 | 세상은 경제학 교과서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 전통적 경제학 이론 vs. 행동 재무 이론 | 발생하지 않아야 할 거품은 왜 발생하는가? | 금융공학은 무능한 이론인가? | 인간의 불완전한 합리성에 주목하다 |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경제학의 출현

2장 행동경제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심리학, 물리학, 생리학과의 연계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행동경제학
정규 분포로는 가격의 변동을 다 설명할 수 없다 | 행동경제학은 현재 진행형이다 | 주가는 왜 오르고 내리는 것일까? | 의사 결정의 결과에 집중한 게임 이론 | 물리학과 경제학의 융합, 경제물리학 |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의 근원은 뇌다

2부 왜 합리적으로 결정하지 못할까?

3장 우리는 투자 대상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 인간의 가치 측정 방식을 이론화한 전망 이론

이익이 나면 금방 확정 짓고 손실이 나면 과감하게 기다리는 심리 | 마음속의 플러스, 마이너스는 상대적이다 | 마음속 기준은 수시로 변한다 | 손절매 타이밍을 냉정하게 평가하라 | 확률에 대한 평가에도 주관이 개입된다 | 주관적인 판단은 의사 결정을 이렇게까지 왜곡한다 | 알면서도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는 심리 | 이익의 실현이 미래로 연기될수록 우리 마음은 조급해진다

4장 누가 봐도 이상한 선택이 왜 이루어지는가? ― 인지 부조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는 힘들다 | 커미트먼트가 의사 결정을 왜곡시킨다 | 강한 커미트먼트를 유발하는 네 가지 요인 | 거품에 수반되는 인지 부조화를 극복하라 | 우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 입맛에 맞는 정보를 선택하는 함정 | 자존심이 투자를 그르치기도 한다 | 커미트먼트를 최대한 낮추자 | 두 가지 기준을 확인하라

5장 고정화된 의식이 의사 결정을 왜곡한다 ― 프레이밍 효과와 통제 욕망
받아들이는 방식이 의사 결정을 좌우한다 | 내 마음속의 회계 장부 | 통제 욕구가 착각을 낳는다 | 스스로가 통제력이 있다고 믿는 환상 | ‘통제의 환상’의 다섯 가지 유형 | 통제의 결여는 욕구 불만을 야기한다 | 도를 넘은 통제 욕구는 지나친 낙관론을 낳는다 | 통제의 환상에서 어떻게 깨어나야 할까?

3부 왜 같은 함정에 빠지는가?

6장 직감을 지나치게 믿지 마라 ― 휴리스틱의 위험성을 역이용하라
우리는 단번에, 대략적으로 판단한다 | 휴리스틱은 양날의 검이다 | 지나친 단순화는 필요한 정보도 버리게 한다 | 일상에 숨어 있는 ‘닻’을 감지하라 | 가까이 있는 정보 때문에 전체가 보이지 않게 된다

7장 정보를 얻는 방식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 초두 효과와 대표성 편향
듣는 순서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 “사람은 겉모습이 중요하다”의 진위 | 마지막에 접한 정보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 일부를 보고 전부를 판단하면 위험하다

8장 우리는 자발적으로 확률에 속는다 ― 확률을 과대평가함으로써 일어나는 일들
“이제 슬슬 나올 때가 됐어!” | 하락한 것은 상승한다? | 잘못된 관계 설정을 부르는 휴리스틱들

4부 시장 분석에서 정책 제언까지 행동경제학의 응용

9장 시장을 역동적으로 이해하라 ― 행동경제학으로 풀어 보는 금융 시장
시장 가격은 정당한 것인가? | ‘시장의 온도’를 아는 것이 가능한가? | ‘주가에 대한 기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 시장의 왜곡에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10장 실천에 옮겨야 진정한 행동 재무다 ― 실제 사례에서 배우는 행동 재무와 그 응용
거품과 군집 현상의 관계 | 다단계 사기에 걸려든 대형 금융 기관들 | 폴크스바겐 주식을 둘러싼 심리전 | 인지 부조화를 통해 해석한 두바이 쇼크 | 군집 현상으로 본 PIIGS 문제

11장 시장의 심리, 국민의 심리를 함께 읽어라 ― 정책 실행 도구로서의 행동경제학
경제 정책도 인간 심리에 따라 효력이 달라진다 | 금융 위기 뒤 일본과 미국의 대조적인 처방 | 경기는 ‘기’로부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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