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대군 다시읽기
최정용 / 학민사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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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광수의 '단종애사'가 발표된 이후, 세조는 오랫동안 폭군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져 왔다. 세조를 다시 평가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손길은 바로 이 세조의 폭군화를 수정하려는데에 모아지고 있다. 최정용은 특히 수양대군 시절의 세조의 활동을 대상으로 해서 15세기의 역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세조가 출생하는 1417년부터 왕으로 즉위하는 1455년 까지이다. 그리고 그 시기를 다시 세종, 문종, 단종, 세 왕의 시기로 나누어 각각의 왕의 치세 하에서 세조의 활동이 어떠하였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대체로 세종때는 국왕과 대신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그리고 문종과 단종때는 국왕권을 보호, 강화하려고 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수양은 왕이 되려고 하는 마음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수양은 계유정난을 일으키고, 사육신을 무참히 살육했으며, 단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 최정용은 이렇게 설명한다. 안평대군을 앞세운 김종서 등의 반란음모, 사육신 등에 의한 단종 복위음모가 수양으로 하여금 선제공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양대군은 역모를 꿈꾸는 일련의 움직임에 맞서 왕권을 수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조치를 취한 것에 불과하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이 책에서도 단종의 죽음에 대한 시원한 해답은 내려지지 않는다. 세조를 옹호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대개 그렇듯이 사육신이나 단종의 살해는 아직까지는 건드리기 쉽지 않은 미스테리를 안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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