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국기 재상열전
김진섭 지음 / 지성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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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적혀있는 설명을 빌리자면 조선시대의 재상은 종2품 이상의 관직자를 부르던 호칭이다. 이 책은 그 중 정1품의 삼정승, 즉 영의정, 우의정, 좌의정의 직책에 있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짤막한 재상들의 전기이다. 태조 이성계부터 성종대까지 9명의 왕이 재위하던 기간동안, 24년간 정승직에 있었던 황희를 비롯해 닷새만에 물러난 이인손까지 모두 30명의 인물들을 다뤘다. 재상들을 통해 조선 전기의 정치사를 살펴보고 있다는 점이 색다른 흥미를 갖게 해준다.

삼국사기나 고려사를 읽어보면, 그 중에서도 열전이 가장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이다. 열전에는 '사실'만이 아닌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이 책이 '재상열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는 것도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열식의 구성을 취해 다소 입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되고 있지는 않지만, 재상들을 둘러싼 정계의 변화와 여러 일화들을 읽다보면 왕궁을 둘러싼 조선 전기의 정치구도가 어떻게 변화되고 있었는가를 머릿속에 쉽게 그려볼 수 있을만하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했다는 프로필도 큰 실수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조선사와 관련된 책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좀 독특한 테마를 읽어보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알맞은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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