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 지성자연사박물관 2
최윤 지음 / 지성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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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구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86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어류에 대한 정리가 몇몇 사람들에 의해 시도된 바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각각의 물고기에 대한 대중교양서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먹거리였던 물고기의 명칭이나 생태, 종류 등에 대해서는 오히려 쥬라기에 살았다던 공룡에 대한 지식보다도 못한 것 같다. 가깝게 접하는만큼 평범한 관심 이상의 것을 갖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상식적인 관심에만 머물러 있을 때, 상식 이상의 것을 환기시켜 주는 것이 전문연구자의 몫이다. 군산대학교 해양생명개발학과 교수이면서 어류 연구, 특히 상어에 관한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가 이러한 전문연구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어려운 용어로 가득 채워진 학술서가 아니라 가벼운 질문과 쉬운 설명, 거기에 이해를 도와주는 많은 도판들로 채워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상어만을 고집해온 어류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 중에도 어류에 관심을 갖고 기록을 남겨놓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정약전이 유배지인 섬 주변의 물고기들을 조사한 뒤 저술한 '자산어보'가 어류에 관한 대표적인 고문헌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물고기의 생김새에 대한 설명과 특성, 그리고 명칭 등이 정약전 자신의 관찰은 물론 섬 주민들의 인터뷰를 거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최 윤 교수의 '상어'는 이러한 어류연구의 전통을 잇는 뜻깊은 작업의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른 종의 어류들에 대해서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상세히 파헤쳐져 하루속히 소개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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