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고 다시읽는 서양이야기
유현민 편역 / 문예마당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뭐랄까. 서양사 에피소드 내지는 서양사 잡학사전, 이 정도면 적당한 제목이 될 수 있을까. 필자는 '책머리에'서, 일본에서 발행한 '서양물어'를 주요 텍스트로 삼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물어'란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 책속에도 여러 가지 잡다한 이야기들이 짤막짤막하게 나누어 담겨져 있다.

많은 에피소드들로 구성된 이러한 종류의 책들은 쉽게 읽히는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책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부족한 것 같다. 대략 백여가지 정도의 이야기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것들도 많고, 그것에 살을 붙여 얘기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읽으면서 크게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필자는 또, 이 책을 통해 상식밖의 지식과 서양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상식밖의 지식을 좀더 두텁게 한다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짤막한 내용으로 서양사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에는 기초지식이 없는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역사에 관한 책들 중에는 여러개의 소제목을 달아서 내용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아마도 방대한 얘기를 하나의 장편소설처럼 다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구성을 취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단순한 사실의 나열, 혹은 지식의 전달은 독자들에게 별 흥미를 주지 못하리라고 본다. 짤막한 글들을 통해 역사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속에 필자의 개성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독자들이 뿌듯한 마음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편역이긴 하지만 생동감을 느낄 수 없어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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