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제국 최후의 날
로저 크롤리 지음, 이재황 옮김 / 산처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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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웬만한 소설보다 이런 역사서가 훨씬 더 재미있다.대충은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저자의 글솜씨가 워낙 좋아서인지 다음 장면이 기대되는 책이었다.그래서 저자의 다른책 <부의 도시 베네치아>와<바다의 제국들>도 읽을목록에 올려 놓았다.비잔티움 제국 멸망에 대해서는 아마도 시오노나나미의 책을 통해 읽었던것 같기도 하고 다른 역사서에서도 이 도시를 멸망시킨 메흐메트2세의 전략전술에 대해서도 읽었던듯 하다.하지만,여타의 책을 통틀어 이책이 가장 충실하고 생동감있게 서술한듯 하다.

난공불락의 요새,콘스탄티노플,콘티탄티누스황제에 의해 세워지고난후 천혜의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수많은 적의 침입에도 불구하고 끄덕하지않던 요새가 결국에는 무너졌다.

거기에는 대략 세가지정도의 이유를 찾을수 있을듯 하다.

첫째,비잔티움제국의 힘이 너무도 약해진 것이다.한때 동,서무역을 통해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이후 가장 강력한 도시로 명성을 날리던 이도시가 같은 기독교인인 십자군들에게 유린당한이후 쇠퇴의 길을 급속히 걸어 멸망당시에는 허물어진 궁전조차 보수하지 못할정도로 쇠락해 있었다.

둘째, 떠오르는 신흥오스만제국에는 메흐메트2세라는 명민한 군주가 있었고,시대의 과학의 도구인 화약과 대포를 이용하여 성을 깨부수는 공성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성공하였다.또한 강인한 의지와 흔들림없는 승리의 확신을 가지고 기발한 방법들을 동원하여(산을넘어 배를 옮기는 방법)난공불락의 요새를 무너뜨릴수 있었다.

세째, 기독교세계의 분열이다.당시 이슬람과 기독교세력간의 종교전쟁적 성격을 띠었다고 본다면 같은 기독교세력에 포함되는 서방세계에서 구원군을 적기에 보냈더라면 당시 최강이라는 오스만제국도 포위작전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로마카톨릭과 그리스동방정교사이의 차이를 극복하지못했다.

50여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후 함락된 도시에서 벌어진 약탈의 상황을 읽어가다 보면 끔찍하기 이를데 없다.하지만,그 정도의 약탈은 당시 어느전쟁에서나 벌어졌던 일이기에 당시 오스만군대가 더 악랄했다고 볼수도 없다 한다.함락된이후 어쨌거나 살해당하고 노예로 끌려가는 처참한 상황이었다면,왜 진작에 항복을 하고 주민들의 목숨은 지키는 쪽으로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당시 메흐메트2세의 항복한 도시에 대한 유화적인 조치를 보았을때,황제가 고집부리지 않고 항복권유를 받아 들였더라면 주민들의 무고한 희생은 줄일수 있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당시는 종교가 지배했던 시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기 짝이없는 행동들이 많다.객관적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채 주관적인 신에 대한 믿음만 가지고 행동하던 당시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을  보면 <인간이란 얼마나 무지한가? 종교는 이성을 마비시킨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언제 시간이 된다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이스탄불의 이 성곽들을 따라 걸어보면서 책내용을 떠올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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