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사병시대의 재구성 -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시대의 내밀한 이야기
존 켈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소소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메르스란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오늘로 사망자가 23명이란다.현 정부의 무능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익히 알고 있었고 큰 기대도 없었지만,세월호에 이어 메르스에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에선 참담함을 느낀다.요즘처럼 세금내는것이 아까운적이 없다.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인 흑사병시대엔 어땠는가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이책을 찾게 되었다.내가 좋아하는 빨간책방의 이동진의 지식인의 서재에도 추천된책이라 더욱 망설임이 없었다.

엄청난 전염병이 발병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이 갖춰져야 하는데 흑사병이 창궐하던 1340년대에는 두가지 조건이 있었다.

첫째,기상이변이다.수많은 지진과 해일,가뭄,홍수등의 천재지변과 소빙하기가 찾아와 한여름에도 찬비가 내려  흉작이 이어져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빈약했다.특히,흑사병의 원인균으로 지목되는 쥐벼룩은 몽고초원의 기상이변으로 쥐떼들이 남쪽으로 몰려 내려왔고,일부는 중국으로,일부는 무역상인들의 루트를 따라 유럽으로 급속히 전파되었다.

둘째,멜서스의 인구론에 부합하는 적정수용능력을 넘치는 인구증가다.거기다가 당시 유럽의 열악한 공중위생과 개인위생은 전염병이 창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흑사병은 크리미아반도의 끝에 위치한 카파라는 동,서 무역로에 교차점에 있던 카파라는 항구도시에서 출발한 제노바 상선을 따라 각지역의 무역항을 거쳐 이탈리아 반도 남단의 시칠리아에 상륙한후 유렵대륙을 휩쓸었다.책에서 묘사한 상황은 좀비 영화에 나오는 장면과 흡사할듯 하다.

지금과 같은 전염병 예방규칙이나 국가단위의 질병전담기구가 없고 의학수준도 떨어지던 때이니만큼 감염자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전 도시가 죽음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중세에 숫자의 과장이 있었다는것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절반이상의 인구가 죽어 나갔다.

순식간에 불어닥친 죽음의 공포와 절망앞에서 중세의 중심이던 교회도 성직자도 무력하기 짝이 없었고 도덕적 관념이나 가치관의 붕괴도 컸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유태인에 대한 마녀사냥이다.엄청난 불행앞에서 희생양을 찾으려는 심리속에 유태인은 가장좋은 먹잇감이 되었고,고리대금업을 직업으로 삼던 유태인들을 죽여 없앰으로 돈을 빌렸썼던 사람들은 안갚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다.아마도 이런 부류들이 적극적으로 선동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우물에 독을 탔다는 소문을 퍼뜨려 유태인을 학살한것은 마치 관동대지진때 조선인의 학살을 보는듯한 느낌마저 든다.

유태인도 한 가정으로 돌아가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버지,어머니,귀여운 아이들이었을텐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백,수천명을 불에 태워죽이고,때려죽이고,강물에 빠뜨려 죽이는 광기에 가까운 살인을 저지른 것을 보면 무지가 부르는 대중선동이 얼마나 끔찍해질수 있는지 보여준다.그리고 유태인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이것으로 끝난게 아니라 2차세계대전당시 히틀러의 유태인 대학살까지 겪게되니 말이다.

모든 일에는 음과 양이 있게 마련이다.흑사병이 광풍이 휩쓸고 간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에겐 그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뒤따랐다.좋은 토지가 주어졌고,일손이 부족해져 임금이 올랐으며,노동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 기술개발이 이어졌고,지주와 성직자의 힘이 약화되었다.그리고 의학기술도 상당히 발달햇다.

지금의 메르스사태에서도 보듯,교통의 발달로 전염병의 확산속도는 엄청 빨라졌다.인구의 과잉과 가축의 집단사육으로 인한 새로운 질병출현도 많다.언제든 발생할수 있는 일이다.언제나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일이다.이책을 통해 말로만 듣던 흑사병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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