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후예 - 황순원 소설선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23
황순원 지음, 김종회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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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검색을 하다가 서울신문에서 연재하고 있는 <읽어라 청춘-서울대권장도서100선>에서 본 책이다.대략적인 줄거리를 보니 내생각과 다른 이야기지만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토지개혁"에 대한 시선은 어떤가 궁금하기도 하고,내가 워낙 해방전후 공간,한국전쟁공간등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터라 읽게 되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인의 후예- 2점/너와 나만의 시간- 1점/나무들 비탈에 서다-3점.그나마 3점을 준것은 읽는데 지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지루했더라면 중간에 그만두었을테니..,

이책을 읽으며 느낀 황순원의 정신세계는 두가지로 요약된다."반공"과"기독교"다.현재 남한사회의 가장 큰 병폐로 자리잡고 있는 두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본인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카인의 후예"에서 주인공 박훈은 작가 자신의 시선을 담은듯 하다.지주계급의 자식으로 일본까지 유학한 사내가 바라보는 북한식 토지개혁은 대단히 불편했을 것이고,적의에 찬 눈으로 바라봤을 것이다.새로뽑힌 농민위원장을 낫으로 찔러죽이고 남한으로 도망친 명구와 불출이는 그후 남한에서 "서북청년단"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완장을 차고 빨갱이사냥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모른다.박훈의 사촌인 "혁"도 아버지가 지주에서 쫓겨나 죽은 한을 품고 남한으로 탈출한후에 얼마나 많은 복수의 칼날을 휘둘렀을지 모른다.해방공간과 한국전쟁와중에..,.

수천년 내려오던 지주와 소작관계를 청산하는 일이 그렇게 간단치 않았을것이며.그 중에 더러 과한 일도 있었으리라.하지만,낡은 봉건잔재를 청산하고 해방된 나라에서 그야말로 혁명을 일으키는 일을 단순히 무식한 농민들의 탐욕으로 일소해 버리는 이따위 설정은 유한계급 지주자식의 눈높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이다.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너와 나만의 시간>은 뭔소리를 하자는것인지 모르겠고,

<나무들 비탈에 서다>는 한국전쟁에 겪은 여러가지 일들로 젊은이들이 겪는 아픔을 일정부분 그려냈다는 점에서 조금은 후한 점수를 주었다.다만,병든 어린자식때문에 미처 피난하지 못한 아녀자를 처치한 현태의 처사나,목사인 자기 부모가 북한군에게 총살당했다고 부역자라 불리는 민간인을 죽인 선우상사의 일들이 너무나 당연한듯 그려지는 것이 못내 불쾌하고 이것이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어쩔수 없이 겪는 일이라 치부하는것도 불편하다.물론,현태도 선우상사도 자기들이 저지른 죄로 인해 현실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량으로 정신병자로 살아가는 것을 보면 전쟁의 상처라고 볼수 있겠다.동호는 도대체 뭔가?순정을 지키다가 술집작부한테 빠지더니 질투심에 총으로 갈기고 손목을 그어 자살하는..,물론,그나이때 그럴수 있다는 생각이 든게 나도 군대시절에 읍내다방의 아가씨한테 한때 빠진적 있기에..,어쨌거나 조정래의 "태백산맥"같은책을 보다가 이런책을 보면 참으로 한량하다.황순원의 대표작이라 하는 "소나기"만해도 그렇다.일제시대 식민지치하의 엄혹한 현실은 어디가고 한량스럽기 그지 없는 이야기인가?이런사람이 한국의 위대한 작가라고 칭송받는 이유를 모르겠다."반공"과 "기독교'가 판치는 세상이니 그럴게다.

앞으로 황순원의 작품은 읽을일이 없겠다.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으므로..,

다만,황석영의 인터뷰글이 생각난다.지금의 486들이 마음이 메마른것은 사회과학서적만 읽어대고 소설을 읽지 않아서라고..,공감한다.사람냄새가 나는 "소설"을 주욱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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