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조건 세트 - 전6권
고미카와 준페이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이미 영화를 다운받아 보아서 대략적인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책은 책대로 재미있었다.6권짜리 소설을 출,퇴근길을 이용해 2주정도에 다 읽었다.출,퇴근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영화도 흑백영화에 3부작으로 길었는데 감동적이었다는 기억이 있다.난 이책을 읽으며 내가 주인공 가지와 같은 조건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수없이 되뇌어 보았다.난 기껏해야 오끼시마나 가게야마 정도였을 것이다.자기에게 뻔한 불이익이 예견된 상황에서도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윈칙을 고수할 자신이 나에게는 없다.더군다나 군국주의 체제하에서 전쟁광으로 살아가는 집단속에서 인간다움을 지키려고 애쓰는것은 모든집단에서 왕따를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그 모든 조건하에서도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려 애쓴 주인공이기에 더더욱 존경스럽다.아쉽게도 사랑하는 아내 미치코를 만나는것이 아니라 허허벌판에서 죽는 결말이지만…. 소설의 무대는 크게 광산시절,.만주관동군시절.포로시절로 나눌수 있다.광산시절에는 선량한 노무관리자로서 약자인 광산노동자와 포로노역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애썼다.그것은 그체제하에서 이득을 누리던 세력들에게 눈엣가시였고 빌미를 삼아 소집면제기회를 박탈.가장 가혹하고 잔인하기로 소문난 관동군의 최하급 쫄병이 된다.나 역시 20년도 더 지난 시기에 한국군대에서 현역으로 복무해 보았기에 소설속에 묘사되는 가혹한 내무생활이나 구타.가혹행위.한창 젊은군인들의 여자에 대한 생각들을 너무나 명료하게 이해했다.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먄 1940년대의 만주관동군과 40년이 더 흐른 한국의 군대생활은 판박이였다.군기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던 무자비한 구타와 가혹행위.하사관과 장교들에 의해 빼돌려지던 군수물자.사병들을 종처럼 부리던 장교들.일본군의 악습을 그대로 베낀 한국군은 40년대 만주관동군의 모습은 지금도 여전하다.그래서 꽃같은 젊은이들이 군대끌려가서 맞아죽고.,자살하고,총기난사하고,탈영한다.일제의 주구들이 그대로 대한민국군대를 접수한 업보다.일제식민지 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업보다.이책을 읽으며 왜 일본군은 다른나라 군인들에 비해 그토록 잔인하고 악랄했는지 의문이다.몇가지 생각되는 것도 있지만,수십만명을 잔인하게 학살한 난징대학살,중국각지에서 벌어졌던 만행들,소설에서 묘사되는 장면들만으로도 끔찍하기 짝이 없다.그 잔임함을 일본군을 계승한 남한군대는 제주4,3에서,지리산에서,한국전쟁기간동안, 월남에서,5,18광주에서, 만주에서 벌였던 끔찍한 대학살을 제나라 동포들에게 저질렀다.이것이 한국군대의 역사다.

그렇게나 엄청난 군기를 강조하던 관동군이 소련군의 기계화부대에 제대로된 대응조차 못하고 패주한다.고위장교들은 가족들을 먼저 피난보내고,먼저 줄행랑을 치고,장교와 하사관놈들은 군수물자를 빼돌리고,힘없는 사병들만 총알받이로 최전선에 남겼다.이것이 관동군의 실상이다.

탈출과정과 포로생활에서의 최대의 적은 배고픔이다.인간의 3대욕구중 가장 강한것은 식욕임을 이소설을 보면서 알수 있었다.결국,미치코를 만나야 한다는 굳은 믿음 하나만으로 버티던 가지도 결국은 인간쓰레기같던 기리하라를 죽여 똥통에 처넣은후 겨울 허허벌펀으로 탈출후 결국은 굶주림에 지쳐 사랑하는 미치코를 만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광기가 몰아치던 시절에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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